18일 오전 광주 동구 학동 전남대학교병원 본관(1동)에서 처방전을 받으려는 방문객이 차례를 기다리고 있다. 전남대병원은 의료진과 환자, 입주업체 직원 사이에서 잇따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하자 본관을 폐쇄하고 진료를 중단했다. 사진=연합뉴스
18일 오전 광주 동구 학동 전남대학교병원 본관(1동)에서 처방전을 받으려는 방문객이 차례를 기다리고 있다. 전남대병원은 의료진과 환자, 입주업체 직원 사이에서 잇따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하자 본관을 폐쇄하고 진료를 중단했다. 사진=연합뉴스
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확산세가 빠르게 진행되면서 병상 부족 우려가 현실화하고 있다. 가장 먼저 빨간불이 켜진 곳은 지역사회다. 광주·전남 지역은 전체 잔여 병상이 150여개밖에 남지 않아 병상 확보에 비상이 걸렸다. 강원도 역시 도내 코로나19 확진자 급증에 따라 음압병상을 24개 추가 확보하는 등 확진자 수용 대책 마련에 나섰다.

광주·전남에서는 13일부터 일주일간 광주 50명, 전남 89명이 확진되는 등 확진자 수가 연일 두 자릿수를 기록하고 있다. 전남대병원 관련 확진자 50여명, 코호트(동일 집단) 격리된 순천 별량면 마을 주민 10여명 등 집단 감염과 n차(연쇄) 감염이 이어지면서다.

19일 광주광역시와 전남도에 따르면 현재까지 누적 확진자는 595명으로 이 중 79명과 타시도 환자 5명이 병원에서 입원 치료 중이다. 증세별로는 경증 78명, 중등증 1명이고 중증 환자는 없다.

전남 도내 누적 확진자는 308명이며 이 중 112명이 입원 중이다. 광주·전남에 확보된 감염병 전담병원 병상은 총 341병상으로, 이 중 150여 병상이 남아 있다.

국가 지정 치료병상은 전남대(7)·조선대병원(10)에 있으며 전담병원인 빛고을전남대병원(89), 화순전남대병원(5), 순천의료원(89), 강진의료원(78), 목포시의료원(63)도 병상을 운영 중이다.

광주시와 전남도는 필요 시 인접 지역인 전북대병원(10), 원광대병원(3), 군산의료원(10) 병상도 이용할 수 있다는 입장이지만 확진 추세가 이어진다면 병상이 곧 부족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특히 전남에는 중증 코로나19 환자를 수용할 수 있는 병상이 사실상 전무하다. 광주로 이송해 치료해야 하는데 고령·기저질환자 등 중환자가 늘었을 때를 대비한 대책 마련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17일 강원 춘천시 강원대학교 본부동에서 보건소 직원들이 방역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17일 강원 춘천시 강원대학교 본부동에서 보건소 직원들이 방역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강원도는 도내 코로나19 확진자 급증에 따라 음압병상을 24개 추가 확보하는 등 확진자 수용 대책 마련에 나섰다.

강원도에 따르면 19일 0시 기준 도내 음압병상 136개 중 115개가 사용 중이며 가용 병상은 21개다. 병원별로는 강원대병원 6개, 원주의료원 13개, 속초의료원 1개, 원주세브란스병원 1개다.

같은 날 기준 입원 대기 중인 자가격리 확진자 12명에 이날 오후 4시 21명의 확진자가 추가로 발생함에 따라 확진자 수용 병상이 부족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이에 도는 강릉의료원을 통해 음압병상 24개를 확보한 데 이어 앞으로 도내에서 71개의 병상을 추가로 확보한다는 계획이지만, 여전히 중증 확진자들을 위한 병상은 턱없이 부족한 상태다.

도에서 추가로 확보한 강릉의료원 병상 24개는 모두 경증 확진자용이다. 이를 제외한 도내 가용 병상 중 중증 확진자 수용 가능 병상은 강원대병원 6개, 원주세브란스병원 1개 등 7개에 불과한 것으로 확인됐다. 최근 도내 발생 확진자 중 고령자나 요양원, 요양병원 입원자들이 상당수 포함된 것을 고려하면 중증 확진자용 병상 확보에 문제가 생길 여지가 충분한 셈이다.

지역 의료계 관계자는 "수도권과 강원 등 전국적으로 확산세가 다시 커져 빠르면 이번 주말부터 병상 포화가 현실화할 수 있다"며 "코로나19 입원 환자의 치료 기간이 최소 2주이고, 전체 환자의 3%인 중환자들의 평균 입원 기간이 25일인 점을 고려하면 지금부터 추가 병상과 인력을 확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수현 한경닷컴 기자 ksoohy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