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스크 착용 어색한 수영장·목욕탕, 손님·업주 '걱정'
"마스크 착용 요청 부담…손님 스스로 준수해야"
"탈의실에서도 마스크 착용?" 혼란스러운 마스크 의무 착용 첫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13일 0시부터 마스크 미착용 시 최대 과태료 10만원을 부과하는 제도가 시행됐다.

방역당국은 마스크를 쓰지 않은 당사자에게 위반 횟수와 관계없이 10만원 이하 과태료를, 관리·운영자에게는 1차 위반 시 150만원, 2차 위반시 300만원 과태료를 부과한다.

마스크 착용 의무화 시행 첫날인 13일 출근길에 나선 시민과 다중시설 이용자들은 마스크를 제대로 착용하고 있었다.

그러나 수영장과 목욕탕 등 탈의실 내에서도 마스크 착용 여부 단속이 이뤄진다는 소식에 업주들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지침 홍보가 이뤄지지 않았거나 단속 기준이 모호하고, 손님에게 마스크 쓰기를 요청하기 부담스럽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곳곳에서 들렸다.
"탈의실에서도 마스크 착용?" 혼란스러운 마스크 의무 착용 첫날

◇ 일상 된 코로나19…마스크 착용 '완료'
코로나19 장기화로 마스크 착용이 일상으로 자리 잡으면서 시민 대부분은 평소처럼 제대로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다.

13일 새벽 부산 사하구 한 PC방에 있던 10명 내외 손님들은 게임을 하면서도 마스크를 잘 착용하고 있었다.

이른 아침부터 운동하기 위해 인근 한 헬스장을 찾은 이들 역시 마스크를 쓴 채 가벼운 운동을 하고 있었다.

출근길에 나선 시민들도 모두 마스크를 쓴 채 바쁜 발걸음을 재촉했다.

충북 청주시 서원구 사직동 한 실내 수영장은 이른 시간인데도 50여명의 이용객들로 북적였다.

습도 높은 수영장 안에서 근무하는 안전요원들도 빠짐없이 마스크를 착용했다.

광주 남구 한 대형 피트니스에선 회원 10여명이 서로 멀찌감치 거리를 두고 운동을 할 수 있었지만, 주변에 사람이 없다고 마스크를 벗은 사람은 단 한 명도 찾아볼 수 없었다.

무거운 기구를 들고 있는 사람도, 러닝머신에서 뛰는 사람도 숨을 벅차게 몰아쉬면서도 마스크는 코 위까지 정확히 착용했다.

운동 중이던 윤기주(53) 씨는 "마스크를 쓰고 운동을 하면 많이 불편하지만, 코로나19가 다시 확산하는 상황인 점을 고려하면 힘들어도 반드시 써야 한다"며 "마스크 의무 착용은 코로나19 확산을 예방하려는 정부 정책인 만큼 지키는 게 맞다"고 말했다.

마스크를 쓰지 않는 사람이 간혹 들어오면 피트니스 관계자가 나서기 전 회원들이 먼저 "마스크를 써달라"고 권유하는 모습도 보였다.
"탈의실에서도 마스크 착용?" 혼란스러운 마스크 의무 착용 첫날

◇ "탈의실에서도 마스크 착용?" 현장은 혼란
그러나 마스크를 쓰는 데 익숙하지 않은 수영장이나 목욕탕 같은 곳은 지침 홍보가 덜 돼 혼란을 겪었다.

수영장·목욕탕·사우나 등에서 입수했을 때를 제외하고는 마스크 착용이 의무화됐지만, 이를 제대로 아는 이용객은 없었다.

이 때문에 일부 탈의실 분위기는 다소 어수선했다.

옷을 갈아입는 동안 마스크를 쓴 사람은 찾아보기 힘들었다.

충북 한 수영장에서 만난 70대 A씨는 "탈의실에서도 마스크를 쓰라는 것은 현실성 없다"며 "샤워 후 물기도 마르지 않을 상태에서 어떻게 마스크를 착용하냐"고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었다.

수영장 관리인은 "마스크 착용 의무화 행정명령 안내문이 어제 퇴근 무렵이 돼서야 내려왔다"며 "탈의실의 경우 어디서부터 마스크를 써야 하는지 명쾌한 기준을 정해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동네 목욕탕 역시 상황은 비슷했다.

이용객은 물론이고 업주까지 마스크 착용 의무화 소식은 처음 듣는다고 당황스러워했다.

이들은 탈의실에서는 마스크를 쓰는지, 탕에 들어갈 때는 벗어도 되는지 등을 전혀 구분하지도 못했다.

바뀐 지침을 알리는 안내문도 없었다.

목욕탕 주인은 "바뀐 규정을 알았더라면 마스크를 담을 수 있는 비닐봉지라도 줬을 것"이라면서 "코로나19로 손님이 80% 이상 줄어들었는데, 마스크까지 강요하면 영업이 더 힘들어지는 것 아니냐"고 걱정했다.
"탈의실에서도 마스크 착용?" 혼란스러운 마스크 의무 착용 첫날

◇ "마스크 착용 요청하기 어려워" 업주 걱정
마스크 착용 의무화 소식에 다중시설을 운영하는 업주들 표정은 어두웠다.

이들은 이런 지침에 무거운 책임감과 우려를 표했다.

부산에서 PC방을 운영하는 40대 A씨는 "단속 인력을 충원할 수 있는 상황도 아닐 텐데 계속 돌아다니면서 마스크 착용 여부를 확인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동안 '확진자가 나오면 폐업으로 이어진다'는 우려에 마스크를 쓰라고 꾸준히 말해왔다"면서 "그 때문인지 불편함을 느낀 손님들이 다른 PC방으로 옮겨갔다"고 말했다.

부산에 있는 PC방의 경우 실내에서 음식 섭취가 가능해 업주들은 마스크 착용을 점검하기가 더욱 어렵다.

PC방 업주 50대 정모씨는 "게임을 하러 온 사람들을 보면 젓가락을 집은 동시에 키보드를 두드릴 만큼 음식을 허겁지겁 먹는다"며 "이러한 손님들에게 점주가 어떻게 마스크를 제대로 착용하라고 말할 수 있겠나"라고 토로했다.

부산의 한 헬스장 트레이너 엄모(27)씨는 "영업하는 입장에서 고객인 헬스장 회원들에게 마스크를 써달라고 강하게 말하기 어렵다"며 "이전에 마스크 착용을 권고하자 회원권 자체를 취소한 사람도 있었다"고 말했다.

어려운 상황에도 PC방이나 헬스장 등 업주들은 사실상 손님들 눈치를 보면서 마스크를 잘 착용해달라고 당부하는 처지다.

정모씨는 "모두가 조심해야 하는 시기인 만큼 이용자와 업주들 모두 스스로 방역을 철저히 준수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천정인 천경환 박성제)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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