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가 앞으로 자체 쓰레기만 처리할 쓰레기매립지와 소각장 후보지를 공개하자 관할 지방자치단체들이 즉각 반발하고 나섰다.

박남춘 인천시장은 12일 인천시청에서 쓰레기 독립을 선언하며 매립지 후보로 옹진군 영흥면과 소각장 세 곳(남동구, 중구, 강화군)을 발표했다. 서울시와 경기도의 쓰레기까지 함께 처리하던 수도권매립지 운영을 2025년 8월 종료하고 새로운 친환경 독립 매립지 ‘에코랜드’를 운영하겠다는 계획에 따른 것이다.

옹진군은 영흥도 관할 지자체와 한마디 협의도 없이 매립지 후보를 지정했다며 조속한 철회를 주장했다. 이곳은 2004년 영흥석탄화력발전소 1, 2호기가 가동되면서 혐오시설에 대해 민감한 지역이다. 장정민 옹진군수는 “매립장을 영흥면에 건설한다는 것은 주민을 향한 사형선고”라며 “수십억원의 지원금도 필요없고 지금처럼 평온한 일상만을 원한다”고 말했다.

영흥도 주민 90여 명은 ‘결사반대’라고 적힌 붉은색 머리띠를 두른 채 ‘영흥도 쓰레기 매립장 결사반대’ ‘박남춘 시장은 물러가라’ 등의 문구가 적힌 현수막과 손팻말을 들고 반대시위에 나섰다. 주민 일부는 “너희들이 와서 살아라”고 외치며 삭발식을 했다.

시가 추가로 증설하는 소각장 설치 후보지에서도 거센 반발이 터져나왔다. 미추홀구는 이날 신규 소각장 설치 계획을 즉각 철회하라는 성명서를 발표했다. 시는 중구와 미추홀구가 함께 사용할 예비후보지로 중구 신흥동 3가 69를 선정했는데, 실제로 이는 미추홀 주민 생활권이라는 주장이다. 박남춘 시장은 시민 설득에 있어 정면돌파를 시도하고 있어 그의 정치력이 시험대에 올랐다는 분석이 나온다.

인천=강준완 기자 jeff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