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년퇴직 앞둔 민호준 소방경 "은퇴 후 200번째까지 도전"
"작은 실천이 내겐 큰 기쁨"…33년간 '119' 차례 헌혈한 소방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장기화에 따른 헌혈 인구 감소로 원활한 혈액 수급이 어려워진 상황에서 한 소방관의 꾸준한 헌혈 실천이 눈길을 끌고 있다.

인천 송도소방서 산하 미래119안전센터에서 센터장으로 재직 중인 민호준(59) 소방경은 지난달 29일 대한적십자사 인천혈액원에서 119회째 헌혈을 달성했다.

이는 민 소방경이 1987년 9월 인천시 서구 한 예비군훈련장에서 첫 헌혈을 한 지 33년 만의 기록이다.

민 소방경은 6일 "피를 뽑으면 훈련을 면제해준다는 말에 헌혈 버스에 처음 올라탄 기억이 생생하다"며 "당시에는 이토록 오랫동안 헌혈을 할 것이라고 전혀 생각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어 "헌혈을 할 때마다 작은 실천이 소중한 일에 쓰인다는 생각에 항상 뿌듯했다"며 "이런 긍정적인 감정들이 쌓여 지속적인 참여로 이어진 것 같다"고 덧붙였다.

1991년 소방공무원으로 임용한 민 소방경은 1995년부터 본격적인 헌혈 실천에 나서며 1년에 4∼5번씩 혈액의 모든 성분을 채혈하는 '전혈'을 했다.

2013년 3월에는 헌혈 100회를 달성해 대한적십자사로부터 헌혈 명예장을 받았다.

그의 꾸준한 헌혈 실천은 직장 동료들에게도 선한 영향력을 미쳤다.

민 소방경은 인천 공단소방서 구조팀에 있던 시절 마음이 맞는 동료들과 함께 정기적인 헌혈 소모임을 가졌다.

그를 따라 헌혈에 동참하는 인원이 1∼2명씩 늘다 보니 어느새 동료 5명과 같이 2달에 1번꼴로 헌혈을 하게 됐다.

주기적인 헌혈로 차곡차곡 쌓인 헌혈증서는 타인에게 큰 힘이 됐다.

민 소방경은 한 동료 소방관의 자녀가 백혈병을 앓고 있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모아둔 헌혈증서 10여 장을 선뜻 내놓았다.

이 아이는 현재 무사히 치료를 마치고 정상적으로 학교에 다닌다고 한다.

헌혈은 민 소방경의 개인 건강 관리에도 순기능으로 작용했다.

'이왕이면 양질의 혈액을 제공하자'는 생각이 자연스레 일상 속 건강 관리로 이어진 덕분이다.

화재 현장에 출동하거나, 구조 활동을 벌이는 직업 특성상 건강을 챙기기란 쉽지 않았지만, 그는 술과 담배부터 멀리하며 최대한 몸 상태를 유지했다.

헌혈을 통한 심리적 만족감과 함께 신체적 건강까지 일석이조의 효과를 누린 셈이다.

내년 12월 정년을 맞는 민 소방경은 조만간 정들었던 일터를 떠나지만, 헌혈을 멈출 생각은 없다.

민 소방경은 "마침 소방의 날(11월 9일)을 앞두고 헌혈 119회라는 기록을 달성해 더 기쁘다"며 "퇴직 후에는 봉사 활동과 병행하며 200번째 헌혈까지 도전할 것"이라고 말했다.

"작은 실천이 내겐 큰 기쁨"…33년간 '119' 차례 헌혈한 소방관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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