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대한통운이 최근 연이어 발생한 택배기사 사망 사건과 관련해 최고경영자가 공식 사과하고 재발 방지책을 발표했다. 매년 500억원 이상을 투입해 택배 분류지원 인력을 4000명으로 확대하고, 택배기사들의 근무 시간을 대폭 줄이기로 했다.박근희 CJ대한통운 대표는 22일 서울 서소문동 태평로빌딩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연이은 택배기사님들의 사망에 대해 대표이사로서 책임을 통감한다”며 “유명을 달리한 택배기사님들의 명복을 빌고 유가족께 진심으로 위로의 말씀을 전한다”고 말했다.박 대표는 이어 “CJ대한통운 경영진 모두가 지금 상황을 엄중하게 받아들여 재발방지 대책 마련에 전력을 기울이고 있다”며 “모든 대책은 대표이사가 책임지고 확실하게 실행하겠다”고 약속했다.CJ대한통운은 택배 인수 업무를 돕는 분류 지원 인력을 4000명 수준으로 확대하기로 했다. 현재 1000명 수준에서 3000명을 추가로 늘리는 데 매년 500억원가량의 추가 비용이 들 것으로 예상된다. 분류 작업은 물류창고에서 택배기사가 배달을 맡을 물량을 골라내는 업무를 말한다. 노동 강도가 높고 시간이 많이 걸려 택배기사들이 업무 과중에 시달리는 주요 요인으로 꼽힌다. 택배기사들이 업무 시간을 조정할 수 있는 ‘시간 선택 근무 제도’도 도입한다. 지역 상황에 따라 오전 7시부터 낮 12시 사이에 업무 시작 시간을 조정할 수 있어 전체 근무 시간을 대폭 단축할 수 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CJ대한통운은 또 전체 집배점을 대상으로 산업재해보험 100% 가입을 권고하기로 했다.김기만 기자 mgk@hankyung.com
"이례적인 일입니다." 한 정부 관계자는 최근 국민권익위원회의 행보에 대해 이같이 평가했다. 국민권익위가 하루가 멀다하고 의대생 국가고시 관련 민원 내용을 발표하고 있는 것이 이해가 되지 않는다는 표정이었다. 8일 오전 서울대, 고려대 등 주요 대학 병원장들은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인해 매우 힘든 시기에 의대생들의 국가고시 문제로 국민들께 심려를 끼쳐드려 송구하다"며 대국민 사과를 했다. 이들은 "제자들에게 한 번 더 시험 기회를 달라"고 읍소했다. 기자회견 후 이들은 전현희 국민권익위원회 위원장을 만나 면담하고 협조를 요청했다. 참석자들은 국민권익위가 문제해결에 적극 나서 줄 것을 요청했다.기자회견이 이목을 끈 것은 병원장들의 사과 때문만은 아니었다. 민간 단체가 정부청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를 조율한 것이 국민권익위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국민권익위가 민원을 제기한 단체의 기자회견을 정부청사에서 열 수 있게 해준 것은 이례적일 뿐 아니라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논란이 많은 이슈에 정치적 개입을 한다는 비판도 터져나왔다. 전 위원장이 "국민권익위가 의사 국시문제에 관심을 갖는 것은 이 문제가 국민들의 건강과 생명, 의료시스템 전반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라고 설명한 것도 이런 비판을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국민권익위의 돌출행동에 정부와 여당도 내심 불편한 기색을 감추지 않았다. 국민 여론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괜한 불똥이 튈까 염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전 위원장이 의사 출신이라 의사들을 대변하는 것 아니냐는 볼멘소리도 있다. 내년 서울시장을 앞두고 존재감 키우기에 나섰다는 지적도 나왔다. 국민권익위의 정치적 행보는 처음이 아니다. 의사협회 파업이 한창이던 지난 8월에는 관련 설문조사를 실시했고, 추미애 장관 아들 논란에도 이해충돌 여부가 없다고 판단하는 등 정치적 이슈에 대해 깊숙히 개입했다. 전 위원장의 말대로 '국민권익위는 국민의 권익을 보호하기 위해 존재'한다. 중립성과 독립성을 갖추고 국민을 위해 일해야 할 권익위원장으로서 '자기정치'를 한다는 지적은 아프게 받아들여야 할 것이다. 강영연 기자 yykang@hankyung.com
"광화문을 버스로 막았는데 이른바 명박산성보다 이번에 차벽이 훨씬 길다."김대호 사회디자인연구소 소장은 개천절인 3일 보수단체 8·15 참가자시민비대위(8·15 비대위)가 광화문역 7번 출구 인근에서 개최한 기자회견에서 발언을 통해 "대통령이 하는 방역은 '정치방역', '파쇼방역', '거꾸로 방역'"이라고 비판하며 이같이 말했다. 보수단체 "집회·결사 자유 막아…미친 정부" 격앙경찰이 이날 서울 도심에서 열리는 집회를 원천 차단하기 위해 '차벽'을 세우며 통제를 강화한 가운데 광화문광장에 진입하지 못한 일부 보수단체는 인근 지역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이 과정에서 보수 유튜버와 1인 시위자들이 산발적으로 경찰과 충돌하기도 했다.'8·15 광화문 국민대회 비대위'와 '8·15 참가자 시민 비대위'는 이날 서울 광화문광장 인근에서 관계자 10명 미만이 참석한 채 기자회견을 강행했다.사랑제일교회 관계자들 변호인단으로 구성된 '8·15 광화문 국민대회 비대위'는 광화문역 1번 출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문재인 대통령이 코로나를 이용해 우리의 생명과 자유를 박탈했다"고 주장했다.강연재 변호사는 "아무리 집회를 탄압하고 국민을 억압해도 건국 기초인 자유민주주의·자유시장경제·한미자유동맹·기독교입국론은 절대 무너뜨릴 수 없다"는 전광훈 목사 입장문을 대독했다.강연재 변호사는 회견 시작 전 경찰이 음향 장비 사용 등을 제재하려 하자 "왜 대한민국에서 국민들에게 난리냐"며 "문재인(대통령) 극혐하는 사람들 한두 명도 못 모이게 하려고 이 난리 피우냐"고 소리쳤다. 이어 "미친 정부다. 한 명 때문에 이게 뭐 하는 짓거리냐"라고 목소리를 높였다.'8·15 광화문 국민대회 비대위'도 광화문역 7번 출구 인근에서 별도 기자회견을 열고 "문재인 정권이 헌법 제21조 언론·출판과 집회·결사의 자유를 틀어막았다"고 비판했다.이들은 "문재인 정권이 오늘 광화문광장에서 저지른, 전쟁터를 방불케 하는 폭정을 우리는 보고 있다"면서 "어떠한 희생을 치르더라도 집회·결사의 자유를 지켜내고 문재인 정권의 폭정을 국민과 함께 무너뜨리겠다"고 했다. 이어 "이달 9일과 10일에도 집회를 신고하고 금지통고를 받으면 소송을 제기할 것"이라고 덧붙였다.우리공화당, 엄마부대 등도 기자회견과 유튜브 생방송을 진행했다.경찰은 이날 오전부터 광화문광장 등 도심에서 돌발 집회·시위를 차단하기 위해 차량 검문소 90곳가량을 운영했다. 광화문에서 대한문까지 이르는 세종대로 일대 도로와 인도에 경찰 버스로 차벽을 세워 집회 참가자 집결을 막고 있다.검문으로 도심으로 진입하려던 차 30여대가 회차하기도 했다.지하철도 이날 오전 9시10분경부터 5호선 광화문역을, 9시30분께부턴 1·2호선 시청역과 3호선 경복궁역을 무정차 통과했다. 광화문 광장에는 케이블로 고정된 펜스가 설치돼 일반인 진입을 막았다.이에 보수단체 회원으로 추정되는 이들은 '광화문이 네 것이냐' '4·15 부정선거' 등의 문구가 적힌 피켓과 깃발, 태극기를 들고 경찰과 대치했다. 일부 보수 유튜버는 진입을 막는 경찰과 몸싸움을 벌이는 상황을 유튜브로 생중계하기도 했다.김수현 한경닷컴 기자 ksoohy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