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환경운동연합, 3일 기자회견서 녹취록 요약본 공개
금품 수수 시도 A씨 "만난 것은 맞지만 제주도 자본 유치 차원"

제주 송악산에 대규모 호텔 개발 사업을 추진하는 사업자 측이 환경단체 반대 활동을 무마하기 위해 금품 수수를 시도하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제주 송악산 개발 사업자 측, 반대 활동 무마 금품 수수 시도"

제주환경운동연합은 3일 오후 환경운동연합 교육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송악산 뉴오션타운 사업자 측이 금품을 미끼로 환경단체 반대 활동을 무마하려고 했다"고 폭로했다.

제주환경운동연합에 따르면 제주지역 한 업체의 대표 A씨가 환경운동연합 소속 활동가 B씨에게 지난달 29일 만남을 요청해 왔다.

A씨 요청에 따라 A씨와 B씨는 2일 오후 제주시 시외터미널 인근 커피숍에서 만났다.

제주환경운동연합이 제공한 A씨와 B씨가 만나 대화한 내용이 담긴 녹취록 요약본에는 사업자 측이 금품 수수를 시도한 정황이 담겼다.

제주환경운동연합은 법률상 다툼의 소지가 있어 녹취록을 직접 공개하는 것은 검토 중으로 대신 녹취록 요약본을 제공한다고 밝혔다.

녹취록을 보면 A씨는 "(송악산 뉴오션타운 사업과 관련해)서울에서 전화가 와서 B씨와 도내 다른 환경단체 소속 활동가를 만나 도움을 받을 수 있는 부분을 알아봐 달라는 부탁을 받았다"고 말했다.

이어 A씨는 "사업자 측에 이들 활동가가 받아들일 수 있는 실탄을 줘야 할 것 아니냐 깨놓고 얘기했다"며 환경연합운동은 A씨가 우회적으로 금품 로비를 시사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환경운동연합 소속 활동가 B씨는 "저희가 도와드릴 수 있는 것은 사실 없다"며 "도정 차원에서 이미 물 건너간 사업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제주 송악산 개발 사업자 측, 반대 활동 무마 금품 수수 시도"

앞서 원희룡 제주지사는 2일 도청 기자실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청정 제주 송악 선언'의 첫 번째 조치로 송악산 일대 개발을 막기 위해 송악산의 문화재 지정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A씨는 아랑곳하지 않고 "나도 공무원을 했었는데 도지사 선언이 바뀌는 부분도 있다"며 "내가 보기에는 B씨와 다른 환경단체 소속 활동가만 도와주면 제주도 등 (사업)추진기관에 대해서는 (사업자 측이) 알아서 집행을 본다는 이야기 같다"고 말했다.

제주환경운동연합은 "사업자 측이 환경단체를 상대로 한 이번 로비 시도는 개발사업을 위해 도덕성과 기업윤리마저 내팽개치는 모습을 적나라하게 보여줬다"고 비판했다.

이 단체는 "사업자 측의 부정한 로비 활동에 대해 강력히 규탄하며, 당장 사업 철회 선언과 공개 사고를 해야 한다"며 "제주도와 제주도의회도 이러한 부정행위를 직시하고 개발사업 절차를 즉각 중단하라"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 A씨는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신해원 유한회사는 알지도 못한다.

이 회사가 아닌 송악산 개발 사업을 진행하려는 다른 업체에서 부탁해 어제(2일) 환경단체 활동가와 만난 것은 맞다"며 "제주도에 큰 자본을 유치했으면 하는 마음이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A씨는 "송악산 뉴오션타운 사업에 대해서는 몇 년 전 이슈가 됐던 때 말고는 사실상 소식을 듣지도 못해 잘 몰랐다"고 덧붙였다.

중국 자본인 신해원 유한회사가 추진하는 송악산 뉴오션타운 개발사업은 서귀포시 상모리 일대 19만1950㎡ 부지에 총사업비 3천700억원을 투자해 461실 규모의 호텔 2개와 캠핑 시설, 상업시설 등을 조성하는 계획이다.

제주도의회 환경도시위원회(이하 환도위)는 28일 열린 제381회 임시회 제1차 회의에서 '송악산 뉴오션타운 조성사업 환경영향평가서 협의 내용 동의안'을 본회의에 부의하지 않기로 해 사실상 제동에 걸린 상황이다.

dragon.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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