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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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학교 동창생을 납치하려다 미수에 그친 일당이 2심에서 실형을 선고받고 법정구속됐다. 이들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고교 동창의 호화로운 생활을 보고 조선족까지 동원해 이 같은 일을 꾸민 것으로 드러났다.

1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고법 형사5부(윤강열 장철익 김용하 부장판사)는 특수강도 미수 혐의로 기소된 A씨(32)와 B씨(37)씨에게 각각 징역 2년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한 원심을 깨고 징역 1년6개월을 선고했다.

A씨와 B씨는 피해자인 고교 동창 C씨(32)가 SNS에 올린 외제차 사진 등을 보고 범행을 계획했다. 이들은 C씨가 불법 도박사이트 운영을 통해 호화 생활을 즐기는 것으로 보고 중국동포(조선족)을 동원해 C씨를 납치·협박해 돈을 뜯어낼 생각이었다.

그러나 볼일을 마치고 나오는 C씨를 미행해 강제로 차에 태워 납치하려던 이들의 계획은 C씨의 격렬한 저항으로 실패로 끝났다.

1심은 A씨와 B씨에게 "잘못을 인정·반성하고 있는 점 등을 고려했다"며 각각 징역 2년6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

하지만 항소심의 판단은 달랐다. A씨와 B씨가 처음부터 범행을 계획하고 주도했다며 실형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피고인들은 사전에 범행계획을 수립하고 역할을 분담한 뒤 범행 현장에서 피해자에 대한 납치를 시도하기까지 해 죄질이 매우 불량하다"며 "만약 피해자가 적극적인 저항을 하지 못했다면 피고인들에게 납치돼 더욱 큰 피해를 보았을 것임이 명확하다"고 질타했다.

이어 "피고인들이 별다른 범죄전력이 없고 반성하고 있다는 사정만으로 원심처럼 집행유예 판결을 선고하는 것은 지나치게 가벼워 부당하다"고 판단했다.

신현아 한경닷컴 기자 sha011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