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감백신 접종 후 숨진 인천 고교생 '사망 원인' 놓고 논란
독감백신 접종후 사망신고가 잇따르고 있는 가운데 23일 오후 김포시 뉴고려병원에서 의료진이 백신 전용 냉장고를 점검하고 있다. 사진=뉴스1

독감백신 접종후 사망신고가 잇따르고 있는 가운데 23일 오후 김포시 뉴고려병원에서 의료진이 백신 전용 냉장고를 점검하고 있다. 사진=뉴스1

독감백신을 접종받은 후 사망한 인천의 고교생 A(17)군 사망원인을 놓고 경찰과 유족이 맞서고 있다. 경찰은 A군이 스스로 '극단적 선택'을 했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수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27일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유족은 "A군이 극단적 선택을 할 이유가 전혀 없었다"며 공개 반발했다. 특히 자신이 A군의 친형이라는 누리꾼은 이날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글을 올려 억울함을 호소했다.

청원인은 "18일 오전 국립과학수사연구소에서 부검이 진행됐고 한 달 정도 걸릴 것이라고 했는데 1주일도 안 되어 결과가 나왔다"며 "국과수에서는 독감 백신과 관련이 전혀 없다는데 믿을 수가 없다"고 주장했다.

이어 "독감 주사를 맞고 난 다음날 몸에 힘이 없고 기운이 없다며 저녁조차 먹지 않은 동생이었다. (국과수는) 특정 물질이 위에서 다량 검출돼 독감 백신과 (동생의 죽음 간의) 상관관계를 조사하지 않고 자살 혹은 타살로 사건을 종결지으려 한다"고 말했다.

청원인은 "평소에 제 동생은 마스크도 KF80 이상의 마스크만 착용하고, 물병 같은 것도 재사용하면 바이러스 증식된다며 재사용하지 않았다"며 "학교 성적도 전교 상위권이고, 대학 입시도 거의 다 마쳤으며 대학 생활을 위해 필요한 전자기기 등을 알아보며 심리적 압박감이나 스트레스가 최소인 상태였다. 자살을 할 이유가 전혀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시험 기간이 아닐 때도 독서실을 다니며 성실하게 공부만 하는 제 동생이 자살로 사건이 종결된다면 너무 억울한 죽음이 될 것 같다. 하나뿐인 동생의 억울함을 풀어주고 싶다"고 덧붙였다.
"극단적 선택 앞두고 백신 맞나?" vs "아질산염 직접 구매" [이슈+]

온라인상에서도 "이틀 후 극단 선택을 할 사람이 독감 백신을 접종한 것은 이상하다" 등의 반응이 나오고 있다.

그러나 경찰은 A군이 최근 아질산나트륨(아질산염)을 직접 구매했다고 설명했다. 경찰 관계자는 "구체적 구매 장소나 시기는 확인해줄 수 없지만 최근 구매한 것은 사실"이라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A군 시신에서 아질산염이 다량 검출됐다.

아질산염은 흔히 육가공품 발색제와 산화방지제로 쓰이지만 치사량(성인의 경우 4~6g) 이상 섭취할 경우 심각한 호흡곤란을 겪을 수 있다. 아질산염은 인터넷 등에서 쉽게 구매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과수는 지난 18일 A군 시신 부검을 진행한 뒤 '사인미상'이라는 1차 구두 소견을 경찰에 통보한 이후 정확한 사인을 파악하기 위해 정밀 조직검사 등을 벌여왔다. 경찰은 A군이 극단적인 선택을 하기 위해 아질산염을 복용했거나 혹은 비슷하게 생긴 소금, 설탕 등으로 오인해 섭취했을 가능성 등을 모두 열어두고 있다.

한편 A군은 지난 14일 민간 의료기관에서 독감백신 무료 접종을 받고 이틀 뒤인 16일 사망했다. 국과수는 A군에 대한 부검을 진행해 지난 22일 "A군의 사인은 (백신) 접종과 무관하다"는 감정 내용을 경찰에 통보했다.

김명일 한경닷컴 기자 mi737@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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