텔레그램상에서 성적 수치심을 유발하는 사진 합성을 의뢰한 한 중학생이 협박에 시달리다 결국 또래 아이들에게 신상이 공개되는 사건이 발생했다. [사진=연합뉴스]
텔레그램상에서 성적 수치심을 유발하는 사진 합성을 의뢰한 한 중학생이 협박에 시달리다 결국 또래 아이들에게 신상이 공개되는 사건이 발생했다. [사진=연합뉴스]
텔레그램 상에서 성적 수치심을 유발하는 사진 합성을 의뢰한 한 중학생이 협박에 시달리다 결국 또래 아이들에게 신상이 공개되는 사건이 발생했다.

26일 교육당국 등에 따르면 지난 9월 중학생인 A군은 페이스북에서 '사진 합성해 드립니다' 글을 보고 게시자에게 연락했다. A군은 친구 B양 등 평소 알고 지내던 또래 여학생들 사진과 이름을 게시자에게 전송했다.

그러자 신원 미상인 게시자는 태도가 돌변해 말을 듣지 않으면 A군이 한 일을 모두 폭로하겠다며 협박한 것으로 알려졌다. 게시자는 A군에게 반성문을 쓴 뒤 얼굴을 보이며 읽을 것을 지시하고, 단톡방에서 즉각 대답을 하지 않으면 바닥에 머리를 박는 영상을 찍어 보내도록 했다.

이를 듣지 않으면 욕설과 함께 극단적 선택을 강요한 사실도 알려졌다. 이같은 협박을 견디다 못한 A군은 가족들과 B양 등에게 사실을 털어놓고 사과했다.

하지만 A군이 다니는 중학교 학생들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텔레그램 감시단 참교육'이라는 이름으로 A군의 사진과 반성문, B양을 성희롱한 글들이 공개됐다.

관할 교육 당국은 학교폭력대책심의위원회를 열고 A군에게 높은 수위의 처벌을 내렸다. 당국은 지인 사진 합성 광고를 보고 접근했다가 협박을 당하는 일이 학생들 사이에서 계속 발생하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실제로 지난 19일에는 '중앙정보부방'이라는 이름으로 사진 합성 광고를 의뢰한 사람들을 협박하고 성착취 동영상을 만들게 한 중·고교생 11명이 경찰에 입건됐다. 피해자들은 경찰조사에서 "지인들에게 알려질까봐 두려워 끌려 다녔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경찰이 파악한 피해자들은 모두 16명이었으며 이 가운데 14명이 10대 남학생이었다.

교육당국은 학생들을 위한 실질적인 디지털 성범죄 예방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보고 '텔레그램 감시단 참교육'에 대한 수사가 하루 빨리 이뤄져야 한다고 촉구했다.

김기운 한경닷컴 기자 kkw1024@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