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열경쟁 중심의 교육과정을 개선하기 위해 2014년부터 도입된 자유학기(년)제가 오히려 학생 성적에 대한 학부모들의 불안감을 키우고, 사교육비 지출을 늘리고 있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25일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강득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교육정책디자인연구소‧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교사노동조합연맹‧전국혁신학교학부모네트워크‧참교육을위한전국학부모회 등 7개 교육시민단체와 공동으로 여론조사 전문기관에 의뢰해 실시한 자유학기(년)제 실태조사 결과 교원과 학부모의 전반적인 평가는 부정적인 반면 학생들의 평가는 긍정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설문조사는 전국 교사 및 관리자, 교육전문직원, 학부모, 중·고등학생 등 전체 1만명 대상으로 실시했다.

자유학기제는 중학교 한 학기 동안 학생들이 지필고사를 보지 않고, 다양한 체험활동과 진로탐색을 실시하도록 한 제도다. 현재 일부 지자체를 제외한 전국 3200여개 중학교 1학년 학생 대상으로 '자유학기제' 기간을 1년으로 늘려 '자유학년제'로 시행되고 있다.

‘자유학기제가 자유학년제로 기간이 늘어난 것’에 대해 전체 응답자 중 36.9%만 '긍정적'이라고 답했다. 교원 37.3%, 학부모 22.7%에 그친 반면 학생은 60.5%가 긍정적이었다.

‘자유학기(년)제 도입 후 학생 성적에 대한 학부모들의 불안감 확대’에 대해 전체 59.2%가 공감했다, 교원 중 71.4%, 학부모 중 68.6%가 그렇다고 답했다. ‘자유학기제 도입 이후 사교육비 지출 증가 여부’에 대해서도 교원 중 50.6%, 학부모 중 50.9%가 공감한 반면, 학생들은 전체 21.3%만 그런 것으로 나타났다.

강득구 의원은 “좋은 취지로 추진하고 있는 자유학기(년)제가 긍정적 평가 보다 부정적 평가가 더 많고, 주체별 의견 격차가 크다"며 "제도 시행의 전면적인 점검과 재구성이 불가피한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또한 “아일랜드의 전환학년제나 덴마크의 애프터스쿨처럼 무학년 프로그램, 학교간 공동 교육과정, 마을교육공동체와의 연계 등의 보완책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안상미 기자 saram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