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측 조치에 학생들 반발…대학 중 91.2% 대면·비대면 병행

사회적 거리 두기가 1단계로 완화되면서 대면수업을 재개하는 대학들이 늘어나고 있다.

"학습권 보장" vs "시기상조"…대면수업 확대한 대학가 '시끌'
이에 일부 학생들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을 우려하며 학생 게시판에 항의 게시물을 잇달아 올리거나 반대 서명운동을 진행하는 등 대면수업 확대 방침에 반발하는 모습이다.

개강일부터 7주간 전면 비대면수업을 진행해왔던 여주대학교는 사회적 거리 두기가 하향됨에 따라 중간고사 기간이 시작된 지난 19일부터 모든 강의를 대면 방식으로 전환했다.

학생들은 거리 두기 완화 이후에도 대면수업을 제한적으로 허용하고 있는 다른 상당수 대학과 달리 전면 대면수업을 진행하려는 학교 측 조치에 불만을 나타내고 있다.

교육부에 따르면 지난 19일 기준 전국 332개 대학 중 303곳(91.2%)이 대면과 비대면 수업을 병행하고 있다.

전면 대면수업을 재개한 학교는 7곳(2.1%)에 불과하다.

전면 대면수업 방침이 공지된 지난 12일부터 여주대 홈페이지 학생 게시판에는 '제발 전면 대면수업 공지를 거둬주세요', '저는 학부모입니다.

비대면 원합니다' 등 학생들과 학부모들의 항의 게시글이 100개 넘게 게시됐다.

한 게시글에는 "폐 질환을 앓고 있음에도 통학하기 위해 북적거리는 대중교통을 이용해야 해서 불안하다"며 "실험·실습 과목만 대면으로 진행하고 이론 수업은 비대면으로 실시해야 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재학생 A(19)씨도 "거리 두기가 완화됐다고 할지라도 대학교에는 전국 각지에서 수많은 학생이 모이는 데다가 수백명이 생활하는 기숙사까지 있어서 확진자가 한 명이라도 나올 경우 집단 감염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울상을 지었다.

이어 "학교 입구에서 발열 체크를 거친 학생은 확인용 스티커를 부착해야 하는데, 이 스티커가 없이도 교내 여러 건물에 입장하는 사례가 발생하는 등 방역에 구멍이 뚫린 상황도 목격되고 있다"고 말했다.

여주대 관계자는 "대면수업은 학생들의 학습권을 보장하기 위한 결정"이라며 "거리 두기가 2단계로 강화되기 전까지는 전면 대면수업 방침을 유지할 계획"이라고 했다.

대면수업과 비대면수업을 병행하는 학교에서도 대면수업 확대에 따른 학생들의 반발이 잇따르고 있다.

한국외국어대학교는 이달 27일부터 수강인원이 12명 이하인 수업은 모두 대면으로 진행하기로 했다.

13명 이상인 경우 홀수 학번과 짝수 학번이 격주로 번갈아 등교하며 대면과 비대면수업을 병행하게 된다.

애초 이 대학교는 지난 13일부터 이러한 방침을 실시할 계획이었지만, 학생들 가운데서 반대서명 운동이 진행되는 등 논란이 불거지자 시행 시기를 늦췄다.

김나현 한국외대 총학생회장은 "5천명 가까이 되는 학생들이 대면수업 확대 방침에 반대하는 서명 운동에 동참했다"며 "교내에 다수가 밀집하는 상황을 방지하기 위해 학교 측은 학생들이 대면과 비대면 중 원하는 학습 방식을 선택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