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감백신 접종 후 하루 20명 사망은 매우 이례적"
"다음날 사망할 정도로 건강 나쁜 사람 백신 안 맞아"
"사망자 속출하는데 무조건 맞으라? 오히려 접종률 낮아져"
최대집 의협회장이 22일 오후 서울 용산구 대한의사협회 용산임시회관에서 열린 '독감예방접종 사망사고 관련 긴급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뉴스1

최대집 의협회장이 22일 오후 서울 용산구 대한의사협회 용산임시회관에서 열린 '독감예방접종 사망사고 관련 긴급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뉴스1

독감백신 접종 후 사망하는 사례가 속출하는 가운데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이 예년에도 노년층 사망자 수가 많았다고 언급한 것을 두고 최대집 대한의사협회(의협) 회장(사진)은 "안이한 인식"이라고 질타했다.

독감백신 접종 후 사망자 수는 23일 오후 1시 기준 전국 36명으로 집계됐다. 전날(22일)에만 사망자가 20명 발생하면서 '백신 포비아(공포증)'가 걷잡을 수 없이 커졌다. 그럼에도 정부는 독감백신을 중단할 상황이 아니라며 접종을 강행하고 있다.

최대집 회장은 <한경닷컴>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최근 5년간 백신 접종 후 사망한 사례는 15건밖에 없다. 그중 백신과 사망원인의 인과관계가 확인된 것은 단 1건"이라며 "왜 갑자기 백신 접종 후 사망하는 사례가 폭발적으로 늘었는지 설명이 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그는 "노인이라 돌연사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은 납득할 수 없다. 노인도 자기 발로 걸어가 백신을 맞을 정도로 건강했던 분이 다음날 사망하는 경우는 드물다"면서 "그 정도로 건강이 나쁜 분이 백신을 맞으러 갔겠느냐"고 되물었다.

앞서 박능후 장관은 "작년 우리나라 70세 이상 노인이 하루 560명 사망했다. 최근 백신에 대해 관심이 많아지다 보니 무조건 사망자가 백신을 맞았는지 물어보는 것 같다"고 언급했다. 단순 사망자도 백신을 맞았다는 이유로 백신 관련 사망자로 분류돼 통계가 부풀려졌다는 취지다.

하지만 사망자 중에는 70세 이상 노인뿐 아니라 10대와 50대도 있었다.

최대집 회장은 사망자가 나온 백신이 모두 다른 업체에서 만들어져 인과관계가 없다는 정부 주장에 대해서는 "현재로선 백신 자체에 문제가 있었을 가능성이 매우 낮다는 것은 인정하지만 배송과 보관 과정도 살펴봐야 한다"고 했다.

이어 "어디서 어떤 문제가 발생했을지 알 수 없다. 왜 정부가 안전을 100% 확신하는지 모르겠다"고 덧붙였다.

정부가 코로나19와 독감의 '트윈데믹(동시유행)'을 우려해 백신 접종을 적극 권고하고 있는 상황과 관련해선 "사망자가 속출하는데 무조건 믿고 맞으라고 하면 누가 맞겠느냐"고 반문한 뒤 "이대로라면 오히려 접종률이 낮아질 것"이라고 비판했다.

의협은 지난 22일 독감 예방접종을 1주간 잠정 유보할 것을 권고했다.

최대집 회장은 "독감 예방접종 후 지금까지 사망이 보고된 환자의 사인과 병력 조사 등 병리학적 소견들을 규명하기 위해 1주일 정도 시간이 필요하다. 11월 중순부터 독감 환자가 발생하는 점을 고려해 1주일이 가장 적절한 기간"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접종을 1주일 유보해도 본격적으로 독감이 유행하기 전에 접종을 끝낼 수 있다. 정부가 불필요한 고집을 피우고 있다"면서 "먼저 안전성을 철저히 확인하고 국민에게 다시 접종을 받으라고 권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질병관리청은 제조번호가 같은 독감백신을 맞은 뒤 숨진 사례까지 나오자 접종 중단 여부를 검토 중이다. 질병관리청은 국가 예방접종 지속 여부 등을 논의한 뒤 이를 정리해 오늘 오후 7시경 발표할 예정이다.

김명일 한경닷컴 기자 mi737@hankyung.com

ⓒ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