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난안전연구원 '미래안전이슈'…"자연재해보다 사회재난 때 많아"
소금물로 코로나 퇴치?…인포데믹 부른 재난유형 1위는 감염병
재난 상황에서 혼란을 더 부추기고 사회·경제적 피해를 불러오는 '인포데믹'(infodemic·악성 소문이나 왜곡된 정보가 전염병처럼 퍼지는 현상)이 가장 많이 발생한 재난유형은 '감염병'으로 조사됐다.

또 자연재난보다 사회재난 상황에서 인포데믹이 더 많이 발생했다.

행정안전부 국립재난안전연구원은 최근 25년간 뉴스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동영상공유사이트, 댓글 등을 분석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20일 밝혔다.

연구원은 1995년부터 올해까지 국내 뉴스와 SNS 등에서 탐색한 재난관련 뉴스 215만여건을 대상으로 '소문', '유언비어', '가짜뉴스' 등 인포데믹 관련 어휘망을 활용해 인포데믹 의심사례 1만2천건을 추렸다.

이 1만2천건의 내용을 심층 검토하고 중복되는 내용을 제외한 결과 인포데믹 사례는 100건으로 압축됐다.

100건을 분석한 결과 사회재난이 77건으로 자연재난(23건)의 세 배를 넘었다.

재난유형별로는 사회재난으로 분류되는 감염병 관련 허위정보가 41건으로 최다였다.

사회재난 중에서는 감염병 다음으로 가축전염병(7건), 방사능(6건), 미세먼지(5건), 식용수, 붕괴(이상 각 4건), 선박사고, 화재(각 3건) 등의 순으로 인포데믹 사례가 많았다.

자연재난은 지진(8건), 태풍(6건), 홍수, 가뭄(각 4건), 대설(1건) 순으로 집계됐다.

국립재난안전연구원 관계자는 "감염병은 태풍 등 자연재난과 달리 눈에 보이지 않는 현상이다 보니 허위정보가 퍼질 우려가 큰 편"이라며 "최근 SNS가 발달한 상황에서 코로나19가 확산한 것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소금물로 코로나 퇴치?…인포데믹 부른 재난유형 1위는 감염병
인포데믹 발생유형별로는 '한국에 대지진 임박', '메르스 확진자 발생', '코로나19 확진자 도주 중' 등 재난발생과 관련된 허위정보가 43건으로 가장 많았다.

'일본 사고원전 방사능 확산' 등 재난 피해와 관련된 인포데믹이 30건이었고 '공무원이 미세먼지 수치 조작' 등 특정 기관·인물과 관련된 허위정보가 20건으로 나타났다.

태풍으로 인한 가짜 '전국 휴교령' 등 재난대책 관련은 7건이었다.

가장 비중이 큰 감염병 관련 인포데믹 사례를 보면 '신종플루 백신을 맞으면 사망한다'거나 '코로나19 확진자 2명이 우한에서 박쥐탕을 먹었다', '소금물, 식초, 양파로 코로나19 예방과 치료가 가능하다', '알코올로 소독하면 효과가 있다' 등이 있었다.

이런 인포데믹은 실제 피해로 이어지기도 했다.

지난 3월 경기도 성남의 한 교회에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예방을 위해 소독을 한다며 소금물을 분무기에 담아 신도들 입안에 뿌렸다가 분무기로 만들어진 에어로졸을 통해 바이러스가 퍼져 수십명의 감염자가 나왔다.

연구원은 코로나19 관련 인포데믹 발생과 피해 양상도 분석했다.

코로나19 사태 초기에는 확진자 발생이나 감염원인, 마스크 관련 인포데믹이 많이 발생했고 감염자가 많이 증가한 이후에는 정부의 대응이나 예방법 관련 허위정보가 많았다.

연구원은 이러한 인포데믹을 예방할 방법으로 민간분야 팩트체크 기능 강화, 신뢰할 수 있는 인물·기관을 통한 정확한 메시지 전달, 디지털 이해력 교육 확대, 인공지능 기반 인포데믹 대응기술 개발 등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이 같은 내용은 '인포데믹으로 인한 혼돈의 시대'를 주제로 연구원이 최근 발간한 '미래안전이슈 제15호'에 실렸다.

이상권 국립재난안전연구원장은 "코로나19 발생 이후 허위정보와 가짜 예방·치료법 등 다양한 인포데믹의 위험을 경험하고 있다"며 "이런 위험은 더 커질 것으로 전망되므로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사회 전체의 관심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소금물로 코로나 퇴치?…인포데믹 부른 재난유형 1위는 감염병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