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에 붙은 귀신을 쫓아준다'면서 비합리적 퇴마의식으로 20대 여성을 사망에 이르게 한 무속인에게 징역 5년이 선고됐다. 사진은 기사와 무관함.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몸에 붙은 귀신을 쫓아준다'면서 비합리적 퇴마의식으로 20대 여성을 사망에 이르게 한 무속인에게 징역 5년이 선고됐다. 사진은 기사와 무관함.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몸에 붙은 귀신을 쫓는다며 퇴마의식을 하다가 20대 여성을 숨지게 한 무속인이 항소심에서도 실형을 선고받았다.

광주고법 전주재판부 제1형사부(김병주 부장판사)는 상해치사 혐의로 구속기소된 무속인 A 씨(44)에 대한 항소심에서 검사와 피고인의 항소를 모두 기각하고 징역 5년을 선고한 원심을 유지했다고 18일 밝혔다.

재판부에 따르면 A 씨는 지난해 6월15일부터 나흘동안 전북 익산시 모현동 아파트와 충남 서천군 한 유원지에서 퇴마의식하다가 B 씨(27·여)를 숨지게 한 혐의로 기소됐다.

당시 B 씨는 장기간 정신질환을 앓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A 씨는 '몸에 붙은 귀신을 쫓아야 한다'면서 B 씨의 손발을 묶고 옷 등을 태운 연기를 마시게 하고, 몸에 불을 뭍이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B 씨는 얼굴과 가슴, 팔 부위에 2도 이상의 화상을 입었다.

A 씨는 화상을 입은 B 씨를 치료해주지 않고 방치한 것은 물론 음식물도 주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또 B 씨의 옷을 벗긴 뒤 온몸에 '경면주사'를 바르기도 했다. 심지어 화상으로 인해 생긴 수포에도 경면주사를 바른 것으로 확인됐다. 경면주사는 부적에 글씨를 쓸 때 사용되는 물질을 말한다.

계속되는 극심한 고통에 몸이 쇠약해진 B 씨는 결국 같은달 18일 오전 10시께 탈수와 흡입화상 등으로 사망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피해자의 정신질환을 치료할 수 없음에도 비합리적인 방법으로 퇴마의식을 하다가 피해자가 고통스럽게 생을 마감하도록 했다"면서 "피해자가 유족에게 상처를 주었고 합의에 이르지도 못해 원심의 형이 너무 무거워 보이지 않는다"고 판시했다.

이보배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