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두루미야, 반가워" 철원평야에 찾아온 겨울 진객
겨울 진객인 재두루미가 올해도 어김없이 강원 철원평야를 찾았다.

16일 철원군 민통선 마을인 동송읍 대위리의 빈 논에서 재두루미 가족이 발견됐다.

회색 양복을 입은 듯 멋을 뽐내는 재두루미 부부와 아직 머리에 회색 털이 남은 새끼 2마리는 가을걷이를 마친 논에서 낱알을 쪼며 겨울나기를 준비했다.

이곳에서 탐조 활동을 하던 이종건 생태 사진작가는 "엿새를 기다려 재두루미를 만났다"며 "올해는 재두루미가 평년보다 다소 늦게 철원평야에 찾아왔다"고 말했다.

재두루미는 천연기념물 203호로 멸종 위기에 처해 국제적으로 보호를 받는 겨울 철새다.

해마다 철원 민통선에 수천여 마리가 찾아와 군사분계선 위 하늘을 자유롭게 넘나든다.

"재두루미야, 반가워" 철원평야에 찾아온 겨울 진객
철원 지역의 추수가 모두 끝나는 10월 말이 되면 단풍이 곱게 물든 가을 산을 따라 군무를 펼치며 장관을 이룬다.

시베리아로부터 2천㎞ 이상 날아온 재두루미는 철원에서 따뜻한 겨울을 보낸 뒤 내년 3월 번식지인 시베리아로 다시 이동한다.

재두루미가 10월 초부터 철원을 찾으면 이후 11월 중순부터 두루미(머리 위가 붉은 일명 '단정학')가 도래한다.

기러기, 독수리, 고니 등 겨울 철새도 이곳에서 겨울나기를 한다.

철원은 세계 15종 두루미 가운데 7종이 찾는 국내 대표적 철새 월동지다.

최종수 두루미 연구가는 "사람 간섭이 적고 잠자리와 먹이가 풍부한 철원평야는 철새가 월동하기 최적의 장소"라며 "탐조, 촬영 시 마을 해설사의 안내를 받아 지정된 장소에서 진행해 달라"고 당부했다.

"재두루미야, 반가워" 철원평야에 찾아온 겨울 진객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