맹성규 의원 "돌고래 방류·바다쉼터 조성 논의해야"
제주 마린파크 돌고래 8월에 폐사…올해만 3번째 수족관 속 죽음
제주도 서귀포시에 있는 돌고래 관람·체험 시설인 '마린파크'에서 지난 8월 돌고래 한 마리가 폐사한 것으로 뒤늦게 밝혀졌다.

돌고래가 관람과 체험을 위해 활용되다가 수족관에서 죽음에 이른 것은 올해에만 세 번째다.

7일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맹성규 의원이 해양수산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8월 28일 제주 마린파크에서 사육하던 암컷 큰돌고래 '안덕'이 폐사했다.

안덕은 일본 와카야마 현 다이지에서 포획된 것을 2011년 9월 마린파크가 들여왔으며 추정 나이는 최대 25살이다.

안덕은 마린파크에 있는 다른 세 마리의 돌고래 화순, 달콩, 낙원과 함께 '돌고래 키스 체험', '조련 체험', '돌핀 태교' 등에 동원됐다.

큰돌고래 수명이 보통 40년인 점을 고려하면 한창 젊은 나이에 죽음을 맞이한 셈이다.

마린파크 측은 안덕의 폐사 원인에 대해 면역력 저하에 따른 노령사라고 주장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맹 의원에 따르면 마린파크 측은 그간 정부의 건강 소견서 제출요구에도 제대로 응하지 않았을 뿐 아니라, 안덕의 폐사신고도 정부 점검 후에야 했다.

제주 마린파크 돌고래 8월에 폐사…올해만 3번째 수족관 속 죽음
맹 의원은 7월 말 해수부를 통해 전국 수족관 돌고래들의 건강 상태를 확인할 당시 유일하게 수의사의 소견서를 제출하지 않은 곳이 마린파크라고 밝혔다.

당시 마린파크 측은 안덕을 포함해 사육하고 있는 네 마리의 돌고래에 대해 "대체적으로 건강한 것으로 보인다"며 진단서 발급을 거부했다.

또 안덕의 폐사 사실을 당국에 신고하지 않고 있다가 지난달 10일 해수부가 실태조사에 나서자 같은 달 14일에야 환경민원포털에 등록했다.

돌고래는 야생생물법에 따른 멸종위기종이어서 폐사 사실을 당국에 신고해야 한다.

마린파크에서 최근 10년간 5마리의 돌고래가 폐사했으며, 모두 수입된 지 평균 3년 만에 폐사한 것으로 드러났다.

2010년에는 전년 3월 수입한 '마린'과 이름이 붙여지지 않은 다른 돌고래 등 두 마리가 심장마비와 폐렴으로 폐사했고, 2014년에는 2011년 수입한 돌고래 '알콩'이 림프선농양으로 폐사했다.

2015년에는 수입한 지 채 1년이 되지 않은 돌고래 '솔잎'이 당뇨로 죽었다.

현재 마린파크에는 폐사한 안덕 외에 일본 다이지에서 들여온 암컷 돌고래 화순과 2011년 수입한 수컷 달콩, 2015년 수입한 수컷 낙원까지 총 3마리의 큰돌고래가 남아 있다.

제주 마린파크 돌고래 8월에 폐사…올해만 3번째 수족관 속 죽음
마린파크는 거제씨월드, 제주 퍼시픽랜드와 함께 대표적으로 돌고래 체험프로그램을 운영하는 수족관이다.

지난 6월 거제씨월드에서 돌고래 라이딩 체험이 큰 논란을 일으킨 이후에도 생태설명회, 돌고래조련사체험, 돌핀스위밍, 돌핀태교 등의 이름으로 돌고래에게 큰 스트레스를 주는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안덕에 앞서 지난 7월에는 전남 여수 한화아쿠아플라넷에서 벨루가 1마리가 폐사했고 같은 달 울산 남구 고래생태체험관에서 돌고래 1마리가 죽었다.

맹 의원은 "더 이상 돌고래 죽음을 막기 위해 이제는 수족관 내 해양포유류 사육 여부를 근본적으로 고민해야 할 때"라면서 "늦기 전에 생존 돌고래의 방류 및 바다쉼터 조성 논의를 시작해야 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