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함 좌초설을 주장한 혐의로 기소된 신상철 전 민군합동조사단 위원이 6일 항소심 선고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천안함 좌초설을 주장한 혐의로 기소된 신상철 전 민군합동조사단 위원이 6일 항소심 선고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천안함 좌초설'을 주장했다가 명예훼손 혐의로 1심에서 일부 유죄가 인정됐던 신상철 씨(62·사진)가 항소심에서 1심 판결을 뒤집고, 기소 10년 만에 무죄를 선고받았다.

서울고법 형사5부(윤강열 재판장)는 정보통신망법상 명예훼손 혐의로 기소된 신 씨에 대한 항소심에서, 신 씨에게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한 1심을 깨고 무죄를 선고했다고 6일 밝혔다.

천안함 민군합동조사단 위원으로 활동했던 신 씨는 2010년 인터넷매체 기고 등 총 34건의 글과 강연 통해 "정부가 천안함 침몰 원인을 조작했다"고 주장해, 군과 합조단 관계자 등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당시 신 씨는 천안함의 침몰 원인이 '좌초'인데도 정부와 군은 북한의 어뢰 공격 때문에 천안함이 침몰한 것처럼 사고 원인을 조작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앞서 1심 재판부는 "신 씨가 허위성을 미필적으로 인식하고도 자극적이고 경멸적 표현을 사용했고, 그 내용이 매우 충격적이어서 공직자 개인을 악의적으로 비방할 목적이 있었다고 판단된다"면서 전체 34건의 글 가운데 2건을 유죄로 인정했다.

하지만 2심 재판부는 유죄가 선고된 2건도 모두 무죄로 봤다.

항소심 재판부는 "천안함 침몰이 북한의 어뢰 공격에서 비롯됐다는 사실은 충분히 증명된다"면서 "천안함이 좌초 후 잠수함과 충돌해 침몰했다는 신 씨의 주장은 허위로 근거가 없다"는 1심 판단을 재확인했다.

그러면서도 신 씨가 국방부장관과 해군참모총장 등 공직자 개인의 명예를 훼손하거나 특정인을 비방하려는 목적으로 글을 쓰거나 강연을 했다고는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신 씨의 표현 방법에 과장된 부분이 보이고, 확인되지 않은 내용이 담겨있지만, 글의 주된 동기는 공공의 이익을 위한 것이라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면서 "비방 목적이 있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2010년 8월 기소된 신 씨는 5년 6개월 만인 2016년 2월 1심에서 일부 혐의에 유죄를 선고받았고, 신 씨와 검찰 양측의 항소로 4년 8개월 만에 2심 판결이 선고됐다.

이보배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