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인해 이제 마스크는 일상이 되었습니다.

오히려 마스크를 벗고 있을 때 뭔가 허전한 어색함을 느끼는 정도가 되었으니 말입니다.

[사진톡톡] '표정'이 그립습니다….
그런 이유 때문인지 낯선 사람의 마스크 벗은 얼굴을 보게 되면 불안하고 화가 나며 원망스럽기도 한 '반감'이 생깁니다.

하지만 잠시 마음 한구석엔 신기하게도 '표정'을 오랜만에 봐서 참 반갑다는 생각도 들더군요.

마스크 미착용을 두둔하거나 이해한다는 것은 절대 아닙니다.

모두가 협조해야 하고 나를 위해 내 가족을 위해 상대방을 위해 꼭 착용해야 한다는 생각이 절대적이지만 마음 한 켠에 올라오는 '표정'에 대한 반가움도 숨길 수 없었다는 것이지요.

사람들은 더불어 생활하면서 다양한 방법으로 의사 표현을 합니다.

말도 하고 몸짓도 하고 글도 써가며 내 의사를 상대방에게 전달합니다.

의사를 전달받은 사람은 또 그에 대한 화답을 같은 방법으로 하게 됩니다.

말, 글, 몸짓 외에도 의사소통을 할 때 정말 중요한 방법이 하나 더 있습니다.

바로 '표정'인데요.

코로나19 이후에 보기 힘들어진 것이 바로 당신의 '표정'입니다.

또 보여주기 힘든 것이 나의 '표정'입니다.

각각의 마스크에 가려졌기 때문이죠.
[사진톡톡] '표정'이 그립습니다….
영국 리즈 대학이 웨스턴 오스트레일리아 관광청의 후원으로 진행한 연구에 따르면, 귀여운 동물을 보는 행위가 실제로 스트레스와 불안을 줄일 수 있다는 증거가 발견됐다고 합니다.

귀여운 동물들의 표정을 사진이나 영상을 보는것만으로도 스트레스 해소에 큰 힘이 됐다는 것이지요.

[사진톡톡] '표정'이 그립습니다….
그외에 우리는 어린이들의 밝은 웃음과 순수한 표정을 보며 맑고 깨끗함을 느끼게 됩니다.

해맑은 표정을 보며 잠시나마 동심을 회상할 수 있고 사랑스러움을 느낄 수 있습니다.

얼굴엔 어느새 미소가 피어납니다.

[사진톡톡] '표정'이 그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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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 상인의 표정에는 삶이 묻어납니다.

웃고 있어도 울고 있어도 혹은 아무 표정이 없어도 그들의 삶을 담은 표정을 지울 수는 없습니다.

장사가 잘되건 아니건…. 날씨가 춥거나 더워도 이분들의 표정은 한결같습니다.

아마도 이미 다 겪어본 경험자로서의 여유일 것 입니다.

[사진톡톡] '표정'이 그립습니다….
[사진톡톡] '표정'이 그립습니다….
졸업앨범을 찍는 대학생들의 표정에는 자신감과 희망이 묻어납니다.

학교 안에서 최고학년에 위치한 졸업생이기에 비치는 자신감이, 이제 곧 사회 초년생으로 진출하는 기대로 희망이 표정에 겹쳐 넘실거립니다.

주어진 일은 다 해낼 것 같은 열정 또한 그들의 표정 안에 있습니다.

[사진톡톡] '표정'이 그립습니다….
[사진톡톡] '표정'이 그립습니다….
스포츠 현장에서의 표정도 빼놓을 수 없습니다.

피겨퀸 김연아의 표정 하나에 전 국민이 흥분했고 마린보이 박태환의 금메달에는 모두가 일어나 함께 환호했습니다.

그리고 야구팬들은 국민타자 이승엽의 56호 홈런을 지켜보며 잠자리채를 들고 함께 한 마음고생을 해소할 수 있었습니다.

최근 한경기 4골에 성공한 한국축구의 간판스타 손흥민의 환호 또한 기억나는 표정입니다.

[사진톡톡] '표정'이 그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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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톡톡] '표정'이 그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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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분이 좋지 않으시다고요? 힘이 빠진다고요? 신나는 표정을 보는 것이 해결책이 될 수 있습니다.

우리는 물놀이 하는 가족의 표정을 보며 함께 즐거울 수 있습니다.

또한 물총 축제에서 물총 싸움에 신이 난 참가자의 얼굴을 보며 함께 시원해질 수 있습니다.

즐거움은 서로에게 전파됩니다.

지금 우리가 쓴 마스크가 즐거움의 전달을 방해하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사진톡톡] '표정'이 그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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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정을 보며 우리는 마음 깊은 곳의 안타까움을 느낄 수도 있습니다.

만나기 전 기대와 만남의 기쁨 그리고 헤어질 때의 아쉬움이 단 며칠 안에 모두 끝나버립니다.

바로 이산가족 상봉 장면 입니다.

기쁨의 웃음도 볼 수 있지만 기쁨의 눈물 또한 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정말 잔인하고도 잔인한 생이별의 표정도 느끼게 됩니다.

어서 빨리 남과 북의 이산가족들이 자유롭게 만날 수 있는 날이 오길 기도해 봅니다.

[사진톡톡] '표정'이 그립습니다….
[사진톡톡] '표정'이 그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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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정 중에는 정말 감사한 표정도 있습니다.

화재를 진압하고 안도의 미소를 짓는 소방관의 표정 그리고 환자를 돌보러 가는 의료진의 표정입니다.

우리는 이들의 표정에서 희생을 느낄 수 있고 그렇기에 거기에서 감사함을 찾을 수 있습니다.

이분들은 웃고 있지만 분명 즐거운 웃음은 아닐 것 입니다.

[사진톡톡] '표정'이 그립습니다….
[사진톡톡] '표정'이 그립습니다….
코로나19의 여파로 전 국민의 마스크 생활화가 당연시되는 요즘, 마스크는 서로의 얼굴만 가린 것이 아닙니다.

우리가 살면서 느낄 수 있는 희로애락의 교차점을 가려 버렸다는 생각이 듭니다.

마스크로 인해 우리는 서로의 밝은 얼굴도 안타까움도 아름다움도 볼 수가 없습니다.

이것이 영원하다면 정말 절망적일 것입니다.

하지만 우리는 알고 있습니다.

얼마나 오래 걸릴지는 모르지만 결국 끝날 것이라고 알고 있고 또 그렇게 믿고 있습니다.

코로나는 마스크를 쓰고 이겨내면 됩니다.

단 마스크 때문에 보여주지 못했던 표정을 잊어서는 안 됩니다.

곧 코로나를 이겨내고 활짝 웃는 날이 올 테니까요.

코로나 시대인 지금, 우리 모두의 표정이 아주 많이 그립습니다.

2020.10.2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