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병청 "9월 24∼28일 동의한 환자 122명에게 정부물량으로 접종"
무료접종 대상 '만 62세 이상'은 119명…"계약해지 등 조처 가능"
인천 요양병원, 독감백신 무료접종 기간 어기고 정부물량 접종

국가 인플루엔자(독감) 예방접종 사업이 전면 중단된 상황에서 노인 환자 120여명에게 독감 백신을 놓은 인천지역 요양병원이 관련 지침을 지키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당초 계획상 만 75세 이상을 시작으로 고령층을 대상으로 한 무료 접종 사업은 이달 13일부터 진행될 예정이었으나 이 요양병원은 기간조차 준수하지 않은 채 접종이 전면 중단된 상황에서 환자들에게 독감 백신을 접종했다.

1일 질병관리청(질병청)에 따르면 인천의 한 요양병원은 지난달 24∼28일 입원 환자 122명에게 독감백신을 접종했다.

해당 백신은 국가예방접종 사업을 위해 정부가 조달한 물량이었다.

접종이 이뤄진 날짜를 따져보면 9월 24일 9명, 25일 84명, 27일 18명, 28일 11명 등이다.

앞서 질병청은 정부와 조달 계약을 맺은 '신성약품'이 공급한 백신 물량을 유통하는 과정에서 일부 '상온 노출' 사고가 있었던 것을 확인하고 지난 21일 밤 국가예방접종 사업을 전면 중단했다.

질병청은 당시 의료기관 등이 사용하는 질병보건통합관리시스템에 관련 내용을 공지하고 신성약품이 공급한 백신과 동일한 '로트번호'(개별 제품보다 큰 단위의 제조 일련번호)를 입력할 수 없도록 했는데 이후에도 일선 병원에서는 접종이 계속돼 온 것이다.

다만 인천 요양병원 환자들이 맞은 백신은 신성약품의 컨소시엄에 참여한 업체인 '디엘팜'이 공급한 별도 물량으로, 상온 노출 의심 백신과는 관계없는 것이라고 질병청은 설명했다.

조사 결과 해당 백신의 입·출고 및 운송 등 전 과정에서 적정온도(2∼8도)가 유지된 것으로 파악됐다.

이와 관련해 질병청 관계자는 "해당 병원에서는 (국가예방접종) 사업 기간을 준수하지 않았다"며 "(국가 조달) 백신 수령한 뒤 예방접종에 동의한 입원 환자 122명에게 접종했고, 별도 비용 청구는 없었다"고 밝혔다.

독감 백신 접종자 가운데 무료예방접종 대상인 62세 이상은 119명이다.

나머지 3명은 대상이 아니다.

질병청은 해당 병원의 지침 위반과 관련해 "이번 절기(2020∼2021년) 인플루엔자 국가예방접종 지원 사업 참여 제한, 계약해지 등의 조치가 가능하다"며 "관할 지방자치단체에서 검토한 후 적합한 조치를 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질병청은 이 병원에서 독감 접종을 한 뒤 사망한 환자 3명이 모두 지병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지난달 26일 처음 사망한 86세 여성은 치매, 요로감염, 폐렴 등을 앓고 있었고, 이후에 숨진 88세 여성은 치매와 저혈압이 있었으며, 91세 여성은 치매와 고혈압, 요로감염 등을 앓았다고 질병청은 전했다.

질병청은 "사망한 3명과 관련해 전문가 자문회의를 한 결과 인플루엔자 백신 접종의 연관성보다는 노환 및 기저질환(지병) 악화로 인한 사망으로 판단된다"고 재차 설명했다.
인천 요양병원, 독감백신 무료접종 기간 어기고 정부물량 접종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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