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개천절 차량 집회 '조건부 허용
집회 참가자들, 대면모임 불가
서울 광화문광장 주변에 철제 펜스가 개천절 집회에 대비해 설치돼 있다. (사진=뉴스1)

서울 광화문광장 주변에 철제 펜스가 개천절 집회에 대비해 설치돼 있다. (사진=뉴스1)

법원이 개천절에 차량을 이용한 소규모 '드라이브 스루' 집회를 허용하면서도 까다로운 조건들을 내세웠다. 사전에 집회 참가자 목록을 경찰에 제출하고, 명단이 참가자와 동일한지 경찰의 확인을 거쳐야 집회를 열 수 있다.

1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 행정6부(이성용 부장판사)는 전날 '새로운 한국을 위한 국민운동'(새한국) 측의 신청을 받아들여 경찰의 옥외집회 금지 처분에 대해 집행정지를 결정했다. 그러면서 총 9가지의 복잡하고 까다로운 조건을 제시했다. 재판부는 "감염병 확산 또는 교통 방해 우려를 고려했다"며 조건을 내세운 이유를 설명했다.

경찰과 방역 당국은 새한국 측이 이 같은 조건들을 지키는지 감독하다가 지시에 불응하면 해산을 명령할 수 있다고 못박았다. 집회 참가자들이 준수 사항을 충분히 인식했다는 내용의 각서를 경찰에 제출해야 한다.

우선 새한국은 △사전에 집회 참가자 목록을 경찰에 제출하고 △명단이 참가자와 동일한지 경찰의 확인을 거쳐야 집회를 열 수 있다. △집회 물품을 비대면 방식으로 퀵서비스 등을 이용해 전달해야 하고 △집회 전후 대면 모임이나 접촉을 할 수 없다. △최대 9대로 제한된 집회 차량에는 각각 1명만 탈 수 있다.

또한 △어떤 경우에도 창문을 열 수 없고 △긴급한 상황이 아니면 차에서 내릴 수 없다. △집회 도중 다른 차량이 행진 대열에 끼어들면 경찰이 이를 제지하는 조치를 하기 전까지 행진을 계속할 수 없다. △오후 2시에 시작한 집회는 오후 4시에 목적지에 도착하지 못하더라도 해산해야 한다.

법원이 이처럼 까다로운 조건들을 내세운 이유는 지난 8월 광복절 집회처럼 코로나19 확산에 도화선이 될까봐서다. 당시 법원은 집회가 감염병 확산에 영향을 줄 것이라 판단할 근거가 부족하다며 집회금지 처분에 제동을 걸었다. 그러나 예상과 달리 집회가 대규모로 번졌고 코로나19 재확산의 계기가 됐다는 지탄을 받았다.

한경닷컴 뉴스룸 op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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