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판부 "특수상해 외 10개 혐의·누범기간 고려해 양형"

유튜브에서 함께 술 마시며 방송하던 중 진행자를 무차별 폭행한 20대 남성에게 징역 4년의 실형이 선고됐다.

재판부는 "이 남성이 특수상해 외에도 10개 혐의가 더 있고 누범기간 범행했다"며 이같이 판단했다.

의정부지법 형사합의13부(정다주 부장판사)는 특수상해, 보복 협박, 재물손괴 등의 혐의로 기소된 피고인 A(22)씨에게 징역 4년을 선고했다고 29일 밝혔다.

A씨는 수사 과정에서 다른 범행이 드러나 공무집행방해, 자동차 불법사용, 음주·무면허 운전, 방화, 장물알선, 상해 혐의도 적용됐다.

법원에 따르면 A씨는 지난 3월 12일 오전 1시께 중학교 동창생 B(22)씨의 아버지가 운영하는 경기 의정부시 내 한 식당에서 B씨를 프라이팬과 술병, 철제 의자 등으로 12분가량 폭행했다.

당시 A씨는 유튜버인 B씨와 함께 '실시간 중학교 친구랑 한잔하자'는 내용으로 방송 중이었다.

시청자들이 '때려라'라는 댓글을 올리자, 둘은 서로 꿀밤을 주고받는 미션을 수행했다.

그러나 A씨가 잠시 자리를 비운 사이 누군가 그의 술잔에 몰래 고추냉이를 넣었다.

유튜브 음주방송서 진행자 무차별 폭행 20대 징역 4년
화가 난 A씨는 B씨가 넣었다고 생각해 무차별 폭행했다.

무릎 꿇고 용서를 빌며 도망가는 B씨를 쫓아다니면서 때렸다.

A씨는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관에게 현장에서 체포돼 경찰서에서 조사받은 뒤 귀가했다.

A씨는 B씨의 부모를 찾아가 합의하려고 했으나 응하지 않자 "장사를 못 하게 하겠다"며 보복 목적으로 협박했다.

결국 A씨는 구속됐고 수사 과정에서 다른 혐의가 드러났다.

무면허인 데다 혈중알코올농도 0.137% 상태에서 남의 차를 몰래 운전하고 지인 C씨와 함께 모텔에서 불을 피워 목숨을 끊으려다가 객실과 복도 등을 태운 혐의가 추가됐다.

술에 취해 경찰관을 때리고 주민등록증이 장물인 것으로 알면서도 취득하게 했으며 의정부와 서울 강남 등에서 3명을 각각 폭행한 혐의도 적용됐다.

A씨는 법정에서 "보복할 의도가 없었다"며 일부 혐의를 부인했으나 재판부는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누범기간 자숙하지 않고 단기간에 여러 범행을 저지르며 법을 무시하는 태도를 보이는 등 비난 가능성이 매우 높다"며 "대부분 피해자가 처벌을 원하고 있다"고 판시했다.

이어 "다만 피고인이 범행 대부분을 자백하고 금주 치료 등 재범 방지를 노력하겠다는 의지를 보이는 점, 우울증, 알코올 사용에 의한 정신·행동 장애 등을 앓고 있는 점 등을 고려해 양형했다"고 덧붙였다.

한편 재판부는 A씨와 함께 모텔에서 불을 피운 혐의로 기소된 피고인 C씨에게 징역 1년 6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