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0억원 예산 절감한 박상돈 천안시장 “어려운 시기 시민 생활안정이 우선”
충남 천안시는 삼거리공원 개발과 축구종합센터 건립 등 대규모 현안사업을 축소하거나 재협상을 통해 270억원의 예산을 절감했다고 29일 발표했다. 박상돈 시장이 지난 선거에서 축구종합센터 건립사업 재협상, 천안삼거리공원 명품화사업 재검토, 일봉산 민간공원개발 특례사업 주민투표를 약속한 지 6개월 만이다.

시는 지난 22일 대한축구협회와 대한민국 축구종합센터 건립사업 부속합의서를 체결했다. 합의 내용은 천안시 축구발전기금 조성 5년 유예, 프로축구(K리그2) 참가 1년 유예, 국가대표팀 경기 연 1회 무료 개최, 유·청소년 전국축구대회 신설 및 10년간 운영 등이다. 이번 합의를 통해 시는 59억원의 예산을 절감했다.

시는 2029년까지 10년간 100억원의 축구발전기금을 조성하기로 했으나 5년을 유예한 2025년부터 2034년까지 부담하는 것으로 합의해 3억원을 절감했다. 기금은 천안시 축구발전을 위해 사용하기로 했다. 2022년 프로축구 참가는 1년을 유예해 50억원을 절감했고, 국가대표팀 경기 무료 유치로 3년간 6억원을 아꼈다.

삼거리공원 명품화사업도 예산 규모를 대폭 축소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지역 경제가 어려운 데다 지하주차장 조성 계획이 공원 기능에 맞지 않다는 이유에서다.

박 시장은 천안삼거리의 역사성과 정체성을 지키고 천안흥타령춤축제 등 대형 행사를 개최할 수 있도록 사업 방향을 전환을 해당 부서에 지시했다. 시는 당초 지하주차장 건설 계획을 비롯한 6개 사업을 전면 수정해 205억원의 시비를 절감했다.

찬반 논란이 일었던 일봉산 민간공원개발 특례사업도 전국에서 처음으로 주민투표를 통해 시민 의견을 반영했다. 첨예한 갈등을 빚었던 사업을 시민들이 결정하고 합리적으로 갈등을 풀어낸 사례를 남겼다. 6700억원이 투입되는 일봉산 민간공원개발 특례사업은 40만2614㎡ 중 11만7770㎡(29.3%)에는 아파트 1820가구가 들어서고 나머지는 산책로, 공원, 생태학급원, 체력단련장 등을 조성하는 사업이다.

박 시장은 “앞으로 시민의 혈세가 투입되는 대형 사업을 면밀하게 검토하고 시민들의 의견을 충분히 반영하겠다”며 “시민 행복이 먼저인 새로운 천안을 구현하겠다”고 말했다.

천안=강태우 기자 kt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