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 "윤석민 회장과 단독 협의 제안"…TY홀딩스 "대표이사 배제 불가"
태영그룹-SBS노조, 새 지주사 체제서도 갈등 지속
태영그룹이 새 지주회사 TY홀딩스를 출범해 SBS가 그에 편입된 후에도 태영그룹과 전국언론노동조합 SBS본부(이하 SBS노조) 간 오랜 갈등이 식지 않고 있다.

먼저 SBS노조는 방송통신위원회의 TY홀딩스 사전 승인 조건 이행을 위해 노조 본부장과 윤석민 TY홀딩스 겸 태영그룹 회장 간 단독 협의를 제안했다.

앞서 방통위는 태영건설이 SBS의 최다액출자자를 기존 SBS미디어홀딩스에서 TY홀딩스로 변경하겠다고 신청하자 이를 승인하면서 방송의 소유와 경영 분리 원칙의 준수, SBS미디어홀딩스 자회사 개편 등 경영 계획 마련 등 조건을 걸었다.

노조는 지난 22일 조합원들에게 "TY홀딩스 측이 방통위 사전 승인 과정에서 이행 각서까지 서명, 제출한 윤 회장의 협의 대표성과 책임을 부인하고 있다"며 "2년 이상 대화를 거부해온 윤 회장이 노조 대표와 직접 만나 SBS 미래와 관련해 허심탄회하게 협의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TY홀딩스 전체의 의사결정에 절대적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대주주의 협의 책임과 직접 협의 의사가 담보되지 않는 TY 홀딩스 대표 명의의 선 실무협의 제안은 의미 없는 시간 끌기"라고 했다.

이에 TY홀딩스 유종연 대표이사는 25일 SBS 사내게시판에 "윤 회장이 SBS, SBS미디어홀딩스, TY홀딩스 대표이사와 노조 대표가 만날 것을 제안했으나 노조가 거부하고 윤 회장 개인과의 협의만 요구한다"고 반박했다.

이어 "대주주가 대표이사를 배제하고 노조 대표와 단독 협의하는 것은 방통위가 승인 조건을 부과한 취지에도 반하고, 어느 기업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방식"이라며 "방통위 승인 조건은 TY홀딩스에 부과된 것인 만큼 노조가 협의에 나서 달라"고 촉구했다.

태영그룹과 SBS 노조 간 갈등은 하루 이틀 사이에 불거진 일은 아니다.

태영그룹이 새 지주회사 체제를 추진하면서 노조는 SBS의 사업과 수익구조 악화 등을 우려해 반대해왔다.

또 태영그룹의 자산이 10조원을 초과하면 SBS 경영권을 포기해야 할 수 있다는 점을 들어 해결책 마련을 촉구해왔다.

이후 노조는 윤 회장이 개인회사로 SBS 관련 일감을 싹쓸이했다는 의혹을 제기하며 윤 회장을 검찰에 고발, 양측 간 갈등이 정점에 달하기도 했다.

TY홀딩스가 최근 출범한 후에도 노조는 SBS 자회사 지분의 법적 충돌 문제 등을 거론하며 윤 회장이 직접 노조와의 대화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TY홀딩스는 "SBS 자회사, SBS미디어홀딩스 자회사 개편 등 경영계획(안)이 마련되는 대로 SBS 종사자와 성실한 협의를 하겠다"고 밝혔다.

또 이날 SBS 보도본부에 근무 중인 양윤석 국장을 TY홀딩스 방송정책 담당 임원으로 선임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