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통신기술(ICT) 분야 여성 팀장 10명 중 5명은 승진 때 성차별을 경험한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해 배우 임수정, 전혜진 등이 출연한 드라마 ‘검색어를 입력하세요 WWW(검블유)’처럼 ICT 업계에서 여성 고위직이 활약하는 일은 현실과 거리가 멀다는 얘기다. ‘유리천장’이 있다고 생각하는 여성 팀장도 10명 중 7명에 달했다.

여성가족부는 ICT 분야 팀장(부서장)급 직원 200명(남녀 각 1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여성 팀장의 50%, 남성 팀장의 12%가 승진 및 승급에서 성차별을 경험했다고 응답했다고 24일 밝혔다. 유리천장이 존재하느냐에 대해선 여성 팀장의 72%가, 남성 팀장의 38%가 그렇다고 했다.
현실은 '검블유'와 달랐다…ICT 女팀장 절반은 승진 때 '성차별' 겪어
여성 팀장들은 팀장급 여성 비율이 낮은 이유로 ‘남성 중심의 경영문화(44%)’를 가장 많이 꼽았다. 임신 ·출산에 따른 후보자 부족(29%)’, ‘여성 입사자가 적다(19%)’등이 뒤를 이었다. 같은 질문에서 남성 팀장들은 ‘임신·출산에 따른 후보자 부족(27%)’ ‘여성 입사자가 적다(25%)’ ‘여성 후보자의 역량이 남성에 비해 낮다(21%)’ 등으로 답했다.

여성 임원 등 고위직 확대를 위해 필요한 사내 제도로는 전체 응답자의 24.5%가 ‘남성 중심 경영문화 개선’을 지목했다. ‘여성 경력단절 예방 지원(23%)’, ‘우수 여성인력 채용 확대(20.5%)’ 등이 뒤따랐다. 정부 정책 측면에선 ‘일 생활 균형 지원제도(64%·복수응답)’ ‘여성 리더십 개발지원 프로그램 운영(47%)’ 등을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여성가족부는 25일 서울 중구 페럼타워에서 ‘ICT 분야 여성 임원 확대 장애요인 및 개선방안 토론회’를 열고 이번 설문조사 결과 등을 다루기로 했다. 지난해부터 시작한 산업별 여성 임원 확대 방안 연구의 일환이다. 금융권에 이어 올해는 ICT 분야에 집중하고 있다. ICT 분야 상장법인의 여성 임원 비율은 7.0%에 불과하다.

이정옥 여성가족부 장관은 “ICT 분야에서 여성이 고위직까지 성장할 수 있도록 일·생활 균형 제도를 활성화하는 데 힘쓸 것”이라며 “유연하고 성 차별이 없는 조직문화를 만들어 가야 한다”고 말했다.

정지은 기자 je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