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당 층서만 34명 양성 판정…59명 있는 2층에선 확진자 없어
시설 관계자 "정신요양시설 밀집도 완화·보호인력 강화 필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집단 감염이 발생한 경기 고양시 일산동구 정신요양시설 박애원 3층에서 모두 56명이 생활한 것으로 나타나 추가 확진이 우려되고 있다.

'집단감염' 고양 박애원 3층서 56명 생활…추가 확진 우려
24일 고양시에 따르면 이달 15일 박애원 종사자 1명이 인천에서 양성 판정을 받은 이후 23일까지 이 시설 관련 확진자는 모두 38명으로 늘었다.

현재까지 확진자는 생활관 입소자 35명, 종사자 2명, 사회복무요원 1명 등이다.

입소자 35명 중 34명은 생활관 3층에서, 1명은 1층에서 각각 생활했다.

3층에는 10개의 방에 남성 56명이 5∼7명씩 분산돼 생활하고 있었다.

고양시 관계자는 "남자들만 있는 생활관 3층에서 전날까지 56명 중 34명이 양성 판정을 받았다"면서 "2층에는 여성 59명이 생활하고 있지만, 아직 확진자가 나오지 않아 3층만 집중적으로 감염이 진행된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이어 "환자마다 개인 건강 상태가 다르기 때문에 3층에서 추가 확진자들이 더 나올 것으로 우려된다"고 조심스럽게 예상했다.

현재 확진자 이외의 3층 입소자 22명은 시설 내 3층 체육관과 강당을 활용해 분산 배치된 상태다.

칸막이 설치를 통해 서로 분리된 10개의 개별 공간을 만들고 각 공간에 침대 2개씩을 배치했다.

이번 집단감염에 대해 박애원 관계자는 "최초 확진자로부터 감염된 종사자가 3층 입소자들과 접촉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환자마다 개인 건강 상태가 다르기 때문에 불규칙적으로 양성 환자들이 이어지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신요양 시설은 대부분 대형시설로, 이번 집단 감염은 구조적인 문제가 드러난 것"이라며 "정신요양 시설은 규정상 3.3㎡당 1명, 최대 한 방에 10명까지 수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우리 시설은 한방에 4∼5명, 큰방은 최대 7명까지 수용하고 있었다"면서 "입소자들이 생활하는 방(생활실)마다 규모가 조금씩 달라 방 크기에 맞게 인원을 배치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특히 "정신요양 시설의 환자들은 만성 정신장애인들로 인지능력이나 판단 능력이 현저히 저하된 분들"이라며 "노인요양시설의 환자들처럼 거동이 불편하지는 않아 층 내 이동이 자유롭고 마스크 착용을 지시해도 제대로 착용이 안 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근본적인 대책에 대해 이 관계자는 '시설 내 환자들의 밀집도 완화와 보호 인력 강화'를 꼽았다.

그는 "노인요양 시설은 입소자 2.5명당 요양보호사 1명을 장기요양보험공단에서 지원을 받는다"면서 "정신요양 시설은 환자 40명당 간호사 1명, 환자 25명당 생활보호사 1명을 보건복지부로부터 지원을 받고 있어 관련법 개정 등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