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성이 여성보다 3.7배 많이 생산…연령별로는 20∼60대 고르게 분포
인권위·카카오·언론법학회 공동 연구결과 중간발표
"인종·종교보다 정치·지역 비하 혐오표현에 민감도 높아"
같은 혐오표현이라도 정치 성향이나 출신지를 소재로 한 혐오표현이 인종·종교 소재 혐오표현보다 민감하게 받아들여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가인권위원회와 카카오, 한국언론법학회는 이와 같은 내용이 담긴 온라인 혐오표현에 대한 시민 인식 공동연구 중간성과를 22일 발표했다.

이승선 충남대 교수와 최진호 한양대 박사는 혐오표현을 들어본 적 있는 시민 1천여명을 대상으로 혐오표현에 대한 판단, 노출 경험, 생산 경험 등을 설문 조사했다.

조사 결과 정치 성향, 출신 지역, 성별, 장애를 비하하는 온라인 혐오표현에 대한 인식 수준은 상대적으로 높았지만, 인종·민족·국적, 종교, 성적 지향, 특정 연령층을 대상으로 한 혐오표현 인지는 상대적으로 낮게 나타났다.

온라인 혐오표현에 대한 민감도는 소재뿐 아니라 성별, 연령대, 교육수준에 따라서도 차이를 보였다.

여성이 남성보다, 연령대가 낮을수록, 교육 수준이 높을수록 혐오표현을 민감하게 인지했다.

"인종·종교보다 정치·지역 비하 혐오표현에 민감도 높아"
온라인에서 혐오표현을 생산하는 주체는 연령대별로 고르게 나타났으나 성별에 따라 비교하면 남성이 여성보다 약 3.7배 많이 생산하는 것으로 조사돼 차이가 두드러졌다.

혐오표현을 생산하는 이유로는 '실제로 그렇게 생각해서'가 응답 중 27.5%로 가장 많았고 '상대방이 먼저 내가 속한 집단을 비난하는 내용을 올려서'(21.1%)가 그 뒤를 이었다.

조사대상자들은 장애인, 여성, 성 소수자, 노인 등이 특히 취약한 혐오표현 피해자라고 인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인권위는 온라인에서 확산하는 혐오표현에 대응하기 위해 지난 6월 카카오, 언론법학회와 함께 공동연구를 시작했다.

인권위는 "온라인 혐오표현 근절의 해법을 마련하기 위해 여러 주체가 노력하고 있지만 온라인 혐오표현의 개념이 무엇이며 혐오표현에 대한 일반 시민의 인식은 어떠한지, 전문가들의 인식과는 어떠한 차이가 있는지 등에 대한 사회적·학술적 논의가 아직 부족한 상황"이라며 이번 조사의 의의를 설명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