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철도공단이 건설한 원주~강릉 고속철도에 KTX산천이 달리고 있다.  국가철도공단 제공
국가철도공단이 건설한 원주~강릉 고속철도에 KTX산천이 달리고 있다. 국가철도공단 제공
국가철도공단(옛 한국철도시설공단)은 지난 16일 터키 할칼리~게브제 고속철도사업(총연장 143.53㎞) 수주를 위해 현지 유력 건설사들과 업무협약(MOU)을 맺었다. 철도공단은 터키 유력 건설사 두 곳과 고속철도사업 수주 공동 대응을 위한 글로벌 컨소시엄을 구성했다.

터키 인프라투자청 및 철도청은 이 구간에 5조원을 투입, 시속 200㎞로 달리는 고속철도를 건설할 예정이다. 김상균 국가철도공단 이사장은 “터키 유력 건설사와 MOU를 체결해 터키 고속철도사업의 교두보를 마련했다”고 말했다.

철도를 건설하는 한국철도시설공단이 16년 만에 국가철도공단으로 기관명을 바꾸고 지난 10일 정식 출범했다. 국가철도공단은 2004년 옛 철도청 건설 분야와 한국고속철도건설공단이 합쳐진 국토교통부 산하기관이다. 철도 건설 및 시설관리 전문 조직으로 고속철도를 포함한 국내 모든 철도 건설과 해외 철도사업 진출, 동북아시아 철도망 구축사업 등을 벌이고 있다. 2004년, 2010년에 경부고속철도 1·2단계를, 2015년에는 호남고속철도를, 2016년에는 수서고속철도를 개통시켰다.

국가철도공단은 그동안 국내 철도를 책임지는 기관임에도 기관명이 어색하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옛 기관명인 한국철도시설공단에 시설이라는 명칭이 있어 지방자치단체 산하 각종 시설공단과 혼동을 일으켰기 때문이다. 국가철도공단 관계자는 “지방자치단체 산하에 철도, 시설 등을 사용하는 기관이 많아 국가라는 이름을 앞에 붙이게 됐다”고 설명했다.

국가철도공단은 새롭게 출범하면서 △한반도 철도 통합망 구축 △철도 핵심기술 국산화 △철도시설 현대화 △고품질의 안전한 철도 구축 △해외사업 진출 △유휴부지 활용 △자산 개발 △일자리 창출 등 8가지 목표를 설정했다. 국가철도공단은 2018년 남북철도 착공식에 이어 지난 4월 동해북부선 추진 기념식을 여는 등 남북철도 연결에 노력 중이다. 국가철도공단 관계자는 “한반도종단철도(TKR) 구축 시 시베리아 및 중국횡단철도 등을 통해 유럽까지 여객 및 화물을 운송할 수 있다”고 말했다.

국가철도공단은 철도 핵심기술 국산화에도 매진하고 있다. 지난 7월 초고속열차(400㎞급) 도입을 위한 태스크포스를 발족하고 철도기술 혁신을 위한 ‘신호통신단’을 신설한 것도 이 때문이다. 국가철도공단은 한국형 전차선로시스템과 철도통합무선망, KR형 레일체결장치, 선로배분시스템, 한국형 열차제어시스템을 개발했거나 개발 중이다.

국가철도공단은 새롭게 출범하면서 안전을 최우선 가치로 내세우고 있다. 전국에 다수 철도공사 현장이 있어 안전사고 발생 위험이 높아서다. 철도공단은 지난해 전체 정원의 약 9%를 안전관리 전담인력으로 증원했다. 이 결과로 같은 해 정부 주관 안전활동수준 평가에서 최상위인 A등급을 받았다.

국가철도공단은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사업 진출도 활발히 벌이고 있다. 2005년 중국 수닝~충칭을 잇는 수투선 감리 수주를 시작으로 현재까지 21개국에 70여 개 사업을 벌이고 있다. 수주 금액은 4815억원에 달한다. 국가철도공단 관계자는 “해외사업 때 사업 수주뿐만 아니라 국내 기업의 해외 진출도 적극 돕고 있다”며 “국내 기업들이 해외시장으로 뻗어나갈 수 있는 플랫폼 역할을 적극 수행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국가철도공단은 일자리 창출에도 나서고 있다. 일자리 5개년 계획을 세워 2024년까지 4만3542개 일자리를 만들 계획이다. 역세권 개발, 해외사업 등 민간분야 일자리도 5366개 창출해 철도산업 활성화에 기여한다는 방침이다. 김상균 국가철도공단 이사장은 “첨단기술과 철도 유휴부지를 활용해 한국판 뉴딜의 핵심 사업을 차질 없이 추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대전=임호범 기자 lh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