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YT "에이자 장관, FDA 등에 백신 승인 금지…자신에게 권한 귀속"
"트럼프 측근 복지부 장관, 백신 승인 권한 장악 시도"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임명한 보건복지부 장관이 백신 승인 권한을 장악하려고 시도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1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오는 11월 대선 이전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을 발표하려고 승부수를 건 가운데 나온 것이다.

보도에 따르면 알렉스 에이자 보건복지부 장관은 지난 15일 공지한 새 권한 규정에서 식품의약국(FDA)을 포함한 국립 보건기관들을 대상으로 식품, 의약품, 의료 기기, 백신 등과 관련한 신규 규정을 승인하지 못하도록 했다.

에이자 장관은 대신 이러한 권한이 "장관에게 귀속된다"고 적시했다.

이 규정은 에이자 장관의 서명과 함께 보건복지부 운영 및 사무 부서장들에게 공지됐다.

이 규정이 코로나19 백신 검사 및 승인 절차에 영향을 미칠지는 명확하지 않다고 NYT는 설명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의 입김으로 보건복지부에 들어간 임명직 인사들이 최근 몇 달 사이에 과학 및 규정에 따른 절차를 흩트리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고 NYT는 지적했다.

실제로 지난달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과학자들을 배제한 채 코로나 진단 가이드라인을 발표했다가 논란이 되자 이를 철회했다.

외부 전문가들은 에이자 장관의 규정에 우려를 표했다.

과학에 근거를 둔 규제 결정에도 정치적 간섭이 있을 것으로 대중이 인식할 수 있다는 점에서다.

전 FDA 국장인 마크 매클렐런 박사는 FDA의 백신 개발 업무를 높게 평가하고, 정책을 변경하기엔 좋지 않은 때라고 지적했다.

그는 "현재 우리는 전염병 대유행 한복판에 있으며, 공공 보건 기관에 대한 신뢰가 그 어느 때보다 필요하다"면서 "FDA와 관련한 정책 변경으로 무엇을 얻을 수 있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전 FDA 출신인 피터 루리 박사는 새 정책이 "권한 다툼"의 하나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지금은 FDA를 포함해 보건복지부 산하 기관의 새 규정을 기관장 또는 법률가가 승인하는데, 이번에 나온 공지에 따르면 장관이 승인하느라 절차에 지연이 생길 수 있다고 루리 박사는 덧붙였다.

에이자 장관 비서실장인 브라이언 해리슨은 이 공지가 "집안 문제"라면서, 특정 기관을 겨냥한 것은 아니라고 반박했다.

또 코로나19 백신을 다루는 기관과도 관련이 없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에이자 장관은 거대 제약사 일라이 릴리 임원 출신으로, 지난 2017년 트럼프 대통령이 보건복지부 장관으로 임명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