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공대(포스텍) 연구팀이 30분 만에 코로나19 진단이 가능한 새 기술을 개발했다. 사진은 이정욱 화학공학과 교수. /사진=연합뉴스
포항공대(포스텍) 연구팀이 30분 만에 코로나19 진단이 가능한 새 기술을 개발했다. 사진은 이정욱 화학공학과 교수. /사진=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감염 여부를 30분 만에 알 수 있는 진단법이 개발돼 주목된다.

포항공대(포스텍)는 이정욱 화학공학과 교수·박사과정 우창하 씨·정규열 교수·장성호 박사 등이 참여한 공동연구팀이 바이러스 리보핵산(RNA) 서열을 바탕으로 쉽고 신속하게 코로나19를 진단할 수 있는 'SENSR 기술'을 개발했다고 20일 밝혔다.

포스텍에 따르면 이 기술은 30분 만에 코로나19 감염 여부를 진단할 수 있고 감염자 접촉을 최대한 줄일 수 있으며 코로나19 이외 새로운 전염병이 발생하더라도 1주일 이내 진단키트를 만들 수 있다.

특히, 코로나19 의심환자가 선별진료소나 입원 전 이송 현장에서 바로 감염 여부를 확인할 수 있고 중앙집중화된 지금의 진단 체계를 보완해 코로나19에 더 적극적으로 대응할 수 있을 것으로 연구팀은 전망하고 있다.

공동연구팀은 "현재 코로나19 진단에 사용되고 있는 유전자증폭(PCR) 분자진단법은 높은 정확도를 갖고 있지만 바이러스를 추출·정제하는 준비과정이 복잡해 숙련된 전문가와 고가 장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신 기술은 아무 준비과정 없이도 샘플 채로 바이러스 여부를 검출할 수 있고 민감도가 높아 실시간으로 사용 중인 PCR진단법 수준의 정확성을 갖고 있다"고 덧붙였다.

RNA는 유전자 정보를 매개하거나 유전자 발현 조절에 관여하는 핵산인데, 코로나19 RNA가 있는 경우에만 핵산 결합반응을 일으켜 형광이 나오도록 설계했다는 설명이다.

연구팀은 실제 이 기술을 활용해 환자 샘플에서 30여분 만에 코로나19 원인인 SARS-CoV-2 바이러스 RNA를 검출해냈다.

또 이밖에 5가지 병원성 바이러스와 박테리아 RNA를 검출해 코로나19 외에도 다양한 병원균 검출에 활용할 수 있음을 입증했다.

이정욱 교수는 "이 기술은 RNA를 정확히 검출할 수 있는 기술로 환자 시료에서 별도 처리 없이도 감염 여부를 진단할 수 있는 빠르고 간단한 방법"이라면서 "코로나19 외에 다른 새로운 전염병이 나오더라도 일주일 이내에 진단키트를 설계하고 제작할 수 있어 미래의 전염병에도 대비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한국연구재단의 C1 가스리파이너리 사업, 신진연구사업과 한국에너지기술평가원의 에너지인력 양성사업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으며, 연구 결과는 최근 국제 학술지 '네이처 바이오메디컬 엔지니어링'을 통해 발표됐다.

이보배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