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있을 때 도와야지" 기초수급 할머니가 1천100만원 기부
19일 부산 부산진구청에 따르면 A(85) 할머니가 최근 구청장실에 찾아와 1천100만원을 기부했다.
"여기서 제일 높은 사람을 만나러 왔다"며 구청장실에 들어온 할머니는 "1천만원은 꼭 어려운 사람을 돕는 데 쓰고, 100만원으로는 물도 제대로 못 먹는 아프리카 어린이들을 돕고 싶다"고 당부했다.
담당자가 확인해보니 이 할머니는 부산진구 가야동에 사는 기초생활수급자였다.
젊은 시절에는 장사하며 자식을 키우다 현재는 정부지원금으로 생활하고 있었다.
최소한의 의식주를 유지하며 살던 할머니는 정부지원금을 아끼고 아껴뒀다가 구청장실로 찾아온 것이다.
그런 형편을 알게 된 서은숙 구청장은 "그냥 맛있는 거 사드세요"라고 만류했으나 반드시 기부하고 싶다는 그 의지를 꺾을 수는 없었다.
이름은 물론 아무 것도 밝히지 말아달라고 당부한 할머니는 구청 측이 후원자에게 주는 감사선물인 수건 세트도 극구 거절하며 이마저도 필요한 사람에게 전해달라고 부탁했다.
그러면서 "이렇게 살아있을 때 남도 돕고 해야 하느님이 이뻐하시지. 예배당은 못가도 집에서 기도하고, 좋은 일 하면 하느님이 좋아할 거라고 믿어"라고 말하며 구청장실을 떠났다.
서 구청장은 "검소와 절약이 평생 몸에 밴 모습과 아프리카 어린이까지 생각하시는 선한 마음에 거듭 울컥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
기사 스크랩
-
공유
-
프린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