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부처의 여성 공무원이 지속적으로 늘고 있지만 고위직 여성 비율은 7.9%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소벤처기업부 등 8개 부처는 여성 고위공무원이 한 명도 없었다. 문재인 정부 들어 성평등 인사를 강조하고 있지만 공무원 사회 ‘유리천장’은 여전히 두껍다는 지적이다.

인사혁신처가 16일 발간한 ‘2020 공공부문 균형인사 연차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여성 고위공무원 수는 122명으로 집계됐다. 전년(102명) 대비 20명 늘었지만 전체 고위공무원 중 여성 공무원이 차지하는 비중은 7.9%로 여전히 한 자릿수에 머물렀다. 전체 공무원 중 여성 비율이 47.3%라는 점을 감안하면 고위직에서의 성별 불균형은 심각한 수준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정부의 여성 고위공무원 임용 목표치인 7.2%를 넘어서지 못한 부처는 전체 48곳 중 26곳(54.2%)에 달했다. 중기부·공정거래위원회·방위사업청·방송통신위원회·조달청·통계청·새만금개발청·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 등 8개 부처는 여성 고위공무원이 한 명도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중 중기부와 공정위는 여성이 수장으로 있는 부처다. 고위공무원은 2급 이상 실·국장급 공무원으로 장·차관 등 정무직 공무원은 포함되지 않는다.

중앙부처 과장급(4급 이상)의 경우 전체 1789명 중 여성 공무원은 372명(20.8%)으로 집계됐다. 전년(311명)보다 19.6% 늘었다. 지방 과장급(5급 이상)과 공공기관 임원의 여성 비율은 각각 17.8%, 21.1%를 기록했다. 정부는 잠재적인 고위직 후보자인 과장급에서 여성 공무원 비중이 늘어남에 따라 여성 고위공무원 비율도 점차 높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박종관 기자 pj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