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도 정부 예산(국비) 반영 1차 성적표를 받아든 전국 17개 광역지방자치단체가 속속 발길을 국회로 돌리고 있다. 국회가 다음달부터 법정 시한인 12월 2일까지 내년도 지자체 정부 예산을 심의·확정하기 때문이다.

지자체들 '예산 증액' 막판 총력전
강원도는 오는 21일 서울 여의도 켄싱턴호텔 센트럴파크에서 ‘강원도-도 국회의원 협의회’를 연다. 다른 지자체들도 경제부시장·부지사를 단장으로 국회 근처에 임시 사무실을 차리고 내년 국비에 미반영된 사업을 챙기는 데 나섰다.

14일 전국 광역지자체에 따르면 강원도의 내년 국비 확보액은 사상 처음으로 7조원을 돌파했다. 당초 목표치(7조1000억원)보다 728억원 이상 초과 달성해 7조1728억원을 확보했다. 동해 신항 개발(1454억원) 등 대규모 사회간접자본(SOC) 사업이 대거 포함된 덕분이다.

경상북도는 4조8561억원을 확보해 올해(4조1496억원)보다 17%(7065억원)나 늘었다. 산업단지 대개조(400억원) 등의 신규 사업은 반영됐지만 영일만 횡단대교 등은 포함되지 못했다. 대구시는 8.1% 증가한 3조1302억원을 기록했다. 인천시는 내년 국비 확보 목표액을 올해보다 1792억원 늘어난 4조5000억원으로 잡았다.

사상 첫 8조원대 돌파가 예상되는 충청남도를 필두로 충청권 지자체들도 괜찮은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충청남도는 내년 정부 예산으로 7조6464억원을 확보했는데, 예산이 추가되는 전례를 고려하면 최종 예산은 8조원에 육박할 것으로 예측했다. 충청남도는 내년에 감염병 전문병원(116억원)을 설립하는 등 ‘따뜻하고 안전한 공동체 구현’에 행정력을 집중할 계획이다.

충청북도 역시 역대 최대 규모인 6조6335억원의 국비를 확보했다. 다만 다목적 방사광 가속기 구축 사업(250억원)과 오송 국제 K뷰티 스쿨 건립(12억원) 등은 숙제로 남았다. 대전시의 도시철도 2호선인 트램 건설은 설계비 90억원이 반영되면서 정상 추진이 가능해졌다. 세종시는 국회의 세종의사당 설계비 10억원을 확보하는 등 국회 이전에 청신호를 켰다.

호남권 지자체도 성적표가 나쁘지 않다. 광주시는 내년 정부 예산안에 역대 가장 많은 2조7638억원의 사업비가 반영됐다. 인공지능 중심 산업융합 집적단지 조성(638억원) 등이 반영돼 사업 추진에 탄력을 받게 됐다. 전라남도는 4521억원 늘어난 7조1782억원을 기록했다. 전라남도 관계자는 “미래 성장산업 발굴을 위한 연구개발 신규 사업비를 대거 확보했다”고 말했다. 반면 총사업비 2000억원 규모의 남부권 광역개발 관광사업은 20억원을 건의했으나 포함되지 않았다.

부산시·울산시·경상남도 등 영남권의 내년도 정부 예산안은 사상 최고치다. 부산시는 올해보다 10.8% 증가한 7조4171억원을 확보했다. 경상남도의 내년도 국비 반영액은 6조3952억원으로 사상 첫 국비 6조원 시대를 열게 됐다. 울산시도 2조7800억원을 확보했다.

대전=임호범 기자/전국 종합 lh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