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2일 금융공공기관들의 채용 필기시험 ‘A매치’가 예정대로 치러진다. 한국은행, 금융감독원, 산업은행, 한국수출입은행, 주택도시보증공사 등 5개 금융공공기관이 시험을 실시한다. KOTRA도 같은 날 필기시험을 본다. 이날 시험에 응시하는 인원은 1만4000명에 육박할 전망이다.
지난 8일 오전 11시 서울대 301동 신공학관 2층 로비. 윤민식 씨(25·재료공학 석사과정)가 컴퓨터 모니터 화면에 나타난 삼성전자 현직자에게 “삼성전자의 근무시간은 어떻게 되나요?”라고 물었다. 그러자 “무선사업부는 자율출퇴근제를 시행하고 있어 상사 눈치 안 보고 출퇴근하는 문화가 정착돼 있다”는 답이 돌아왔다.윤씨는 삼성의 ‘워라밸(일과 삶의 균형)’을 위한 회사의 방침 외에 연구장학생 등 다양한 채용제도 등에 대해 10분가량 질문한 뒤 다른 지원자에게 자리를 내줬다.서울대 경력개발센터가 하반기 채용시즌에 맞춰 삼성전자 가전(CE)·모바일(IM)부문과 함께 ‘신입 공채 화상 상담소’를 마련했다. 온라인 상담부스에선 5대의 컴퓨터 모니터를 통해 삼성전자 수원캠퍼스에서 근무하는 주니어 입사 선배 다섯 명을 만날 수 있다.이날 온라인 상담에는 CE·IM부문의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 △생활가전사업부 △무선사업부 △네트워크사업부 △삼성리서치 등 이공계 출신을 많이 채용하는 다섯 곳이 참여했다.이찬 서울대 경력개발센터장은 “코로나19로 모든 채용설명회와 상담이 온라인으로 전환되면서 편의성은 높아졌지만 구직자 개개인의 인프라 격차에 따른 불평등이 있을 수 있다”며 “이런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온라인 상담 부스를 마련했다”고 설명했다.삼성전자 CE·IM부문은 코로나19로 생길 수 있는 채용정보의 불균형을 해소하기 위해 비대면 직무상담을 하고 있다. 1 대 1 전화 직무상담 ‘언택트 엔지니어 커리어 톡’, 유튜브로 볼 수 있는 직무 이야기 ‘온택트 커리어 톡’ 그리고 채용 블로그 등을 통해 입사정보를 제공하고 있다.서울대는 본격적인 하반기 채용시즌에 맞춰 지난 1~4일 나흘간 온라인 채용박람회를 열었다.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 격상으로 기업들이 채용일정을 미루면서 참여 기업은 34개에 그쳤지만, 1200여 명의 학생이 참가했을 정도로 관심이 컸다.공태윤 기자 trues@hankyung.com
주요 공기업들이 일제히 채용에 나서고 있다. 한국거래소, 신용보증기금, 기술보증기금 등 금융공기업과 한국철도공사(코레일), 한국수력원자력, 한국동서발전, 한국남부발전, 한국농어촌공사, 서울교통공사 등이 채용에 들어갔다. 이들 9개 공기업의 채용 규모는 2749명에 달한다. 이 중 거래소, 신보, 기보, 코레일의 필기시험은 같은 날(10월 17일) 치러진다.거래소는 36명의 신입사원을 채용한다. 부산에 본사를 두고 있어 비수도권 지역인재 채용목표제를 적용해 추가로 선발하면 40명까지 늘어날 수도 있다. 신보는 신입 직원 116명을 채용한다. 채용은 일반전형(90명)과 특별전형(26명)으로 나눠 진행한다. 특별전형은 ICT 데이터(10명), 기술평가(5명), 금융시장 분석(2명)과 고교인재(9명) 등으로 이뤄진다. 기보는 기술보증과 기술평가 부문 69명, 채권관리 부문 3명, 전산 부문 3명 등 모두 75명을 선발한다. 이번부터 인공지능(AI) 역량검사를 도입하기로 했다.상반기 850명을 채용한 코레일은 하반기에는 1420명을 뽑는다. 일반공채 940명, 고졸공채 230명 등을 선발한다.한수원은 일반(104명), 지역(25명) 등 모두 129명의 대졸 신입사원을 채용한다. 장애인 22명, 해외사업 12명도 추가로 뽑는다. 남부발전은 채용형 인턴 150명을 선발한다. 동서발전도 50명을 채용한다. 농어촌공사는 전국전형 108명, 지역전형 72명 등 모두 180명을 선발한다. 지역전형 합격자는 해당 지역에서 5년간 의무적으로 근무해야 한다.서울교통공사의 공개채용 규모는 559명에 달한다. 일반전형으로 13개 분야 445명을 뽑고 특별전형으로 114명을 선발한다.공태윤 기자 trues@hankyung.com
LG그룹이 신입사원 채용을 위해 실시하는 LG인적성검사를 대폭 손질한다. 시험 시간과 문항 수를 크게 줄인다. CJ그룹은 각 사가 원서접수와 인턴십 일정을 달리해 채용에 나선다.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속에서도 국내 주요 기업들이 하반기 대졸 신입 채용을 시작한다. 기업들은 코로나19 여파로 채용 방식을 비대면 수시채용으로 대부분 바꾼 만큼 채용연계형 인턴십과 공모전 등을 통해 인재의 역량과 자질을 더욱 깐깐하게 따지는 추세다. GSAT 대신 실무역량 검증도삼성그룹에선 20개 계열사가 하반기 대졸 신입사원(3급) 공채에 나섰다. 학·석사가 지원할 수 있다. 이와 별도로 박사급은 수시채용한다. 삼성직무적성검사(GSAT)는 온라인으로 진행한다. 상반기에는 수리(20문항), 추리(30문항) 두 과목에서 출제됐다.GSAT 대신 실무역량 검증에 초점을 맞추는 직군도 적지 않다. 삼성전자·SDI·SDS·전기의 SW개발직은 SW역량 테스트를 본다. 삼성전자 디자인 직군과 삼성카드 사용자환경(UI) 및 사용자경험(UX) 직군은 포트폴리오 심사로, 제일기획 제작직은 디자인 실기시험으로 GSAT을 대체한다.삼성 입사 지원 땐 영어말하기 점수가 필요하다. 삼성전자 CE·IM(가전·모바일)부문 해외영업·마케팅, DS(반도체 디스플레이)부문 영업마케팅, 삼성물산(상사부문) 해외영업, 제일기획 데이터기획직은 어학성적 최고 등급(오픽 IH, 토익스피킹 7등급)이 있어야 지원할 수 있다.SK그룹은 오는 14일부터 SK C&C, SK이노베이션, SK텔레콤, SK하이닉스, SK E&S, SK실트론 등 6개사가 하반기 공채에 들어간다. 필기시험을 온라인으로 시행할지 여부는 미정이다.LG그룹은 입사 필기시험인 LG인적성검사의 시간과 문항 수를 대폭 축소하기로 했다. 6개였던 시험과목도 적성검사 4과목(언어이해, 언어추리, 자료해석, 창의수리) 40분 60문항, LG웨이핏 테스트 인성검사 20분 183문항으로 줄인다. LG 관계자는 “각 회사에서 높은 성과를 낸 직원들의 데이터를 분석해 유의미한 문항을 중심으로 문항 수를 대폭 줄이기로 했다”고 말했다. KT·CJ, 인턴십으로 자질 검증주요 기업들이 인턴십을 적극 도입해 능력과 자질을 평가한 뒤 정규직으로 채용하는 분위기가 확산하고 있다. KT는 △마케팅&세일즈 △네트워크 △IT(정보기술) 등 3개 분야의 채용형 인턴 300명을 모집한다. 인턴으로 선발되면 3주 실무교육과 6주 현장 인턴십을 수행한다. 이후 수료자를 대상으로 최종 임원면접을 거쳐 정규직을 선발한다.CJ그룹의 7개사도 인턴십으로 채용한다. 회사별로 2~6주간 풀타임 인턴십을 거쳐 직무수행능력을 평가한다. CJ제일제당 식품사업부는 4~6주, CJ ENM PD직은 6주 인턴십을 진행한다. 지난 7일 시작된 원서접수는 각 사마다 마감 날짜가 다르다. CJ제일제당·프레시웨이는 22일, CJ올리브영은 25일 마감한다.공모전도 검증 수단으로 각광받고 있다. LG유플러스는 공모전으로 디자인과 UI·UX, 고객 리서치 분야 인재를 뽑아 인턴십 기회를 준다. 물류기업 판토스는 제2 외국어 우수자, 영상 공모전 전형을 별도로 진행해 어학 실력과 창의적 열정을 지닌 인재를 뽑고 있다. LG CNS는 신입직도 경력 1~3년 이하와 대졸 예정자를 구분해 채용한다.코로나19 이후 비대면 채용은 대세가 됐다. 삼성·KT·LG는 필기시험도 온라인으로 실시한다. GS그룹의 GS홈쇼핑, GS글로벌, GS EPS는 AI 역량 검사와 화상 면접을 도입한다. LS그룹은 18일 우수 인재 확보를 위해 선정한 구직자 60명에게 브런치와 치맥을 배달해준 뒤 각자 집에서 음식을 먹으며 온라인 ‘랜선 설명회’에 참가하도록 할 계획이다.공태윤 기자 true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