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만6천명 중 60%만 정상 근무 40%는 휴·퇴직…파견 직원 0명된 면세점도
박상혁 의원 "고용유지 계획 제출·준수 의무화 필요"
공항 상업시설 임대료 8천억 감면했지만 고용유지 역부족
국내 공항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어려움을 겪는 면세점 등 상업시설들의 임대료를 8천억원 넘게 깎아 주기로 했지만, 이들 업체의 고용유지 효과는 크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8일 국토교통부가 박상혁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제공한 '공항 상업시설 매출 및 감면 현황' 자료에 따르면 지난 7월 말 기준 인천국제공항공사와 김포공항 등 전국 14개 공항을 통합 관리하는 한국공항공사가 올해 3월부터 7월말까지 면세점 등 공항 상업시설에 감면해 준 임대료는 4천156억원이다.

여기에 임대료 감면 기간을 12월까지 연장하기로 해 추가로 4천296억원을 감면해 주기로 했다.

총 감면 금액만 8천452억원에 달한다.

또 지난 3월부터 8월까지 임대료 4천463억원도 내년부터 내도록 납부를 유예했다.

이처럼 공항들이 임대료를 깎아주고 유예해 주는 것은 이들 면세점이 고용하는 인원이 워낙 많아서다.

임대료 인하로 이들이 고용을 유지할 수 있도록 지원해 주는 것이다.

공항 상업시설 임대료 8천억 감면했지만 고용유지 역부족
하지만 이들 업체의 고용 유지 효과는 크지 않았다.

지난해 7월 기준 인천국제공항공사와 한국공항공사 내 상업시설에는 763개 매장에서 1만6천377명이 일하고 있었지만, 지금은 9천721명만이 정상적으로 일하고 있다.

나머지 6천656명 중 4천149명은 퇴직, 2천507명은 휴직한 상태다.

59.4%만 정상적으로 근무하고, 40.6%는 퇴직하거나 휴직 중인 것이다.

공사별로 보면 인천국제공항공사는 1만1천950명이 일했지만, 지금은 57.6%인 6천886명만 정상적으로 일하고 나머지 5천64명(휴직 1천404명·퇴직 3천660명)은 휴·퇴직했다.

한국공항공사는 4천427명이 근무하다 지금은 64.0%인 2천835명만 정상 근무하고 1천592명(휴직 1천103명·퇴직 489명)은 휴직 중이거나 퇴직했다.

특히 한국공항공사가 관리하는 전국 공항의 면세점은 지난해 7월 말 기준으로 2천513명이 근무하고 있었지만, 지난 7월말 기준으로는 1천417명만이 일하고 있다.

그나마 국내 관광객이 몰리며 사실상 정상적으로 운영되는 제주공항을 제외할 경우 고용 유지율은 22.2%에 불과했다.

김포공항내 롯데면세점과 호텔신라 면세점, 김해공항의 롯데면세점은 비정규직인 파견 판매직원이 각각 276명, 150명, 330명이었지만 지금은 0명인 상태다.

박 의원은 "항공산업 종사자들의 고용유지를 유도한다는 취지는 좋았으나 효과가 충분히 나타나지 않았다"며 "정부 지원에 부합하도록 업체들에 고용유지 계획을 제출받고 준수하도록 의무화하며 항공업 관련 특별고용업종도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