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기 공모주 청약 땐 공모주펀드가 더 유리할수도

하이일드·코스닥벤처펀드 등 기관 우선배정 혜택 영향
SK바이오팜 공모 때 차이 드러나…환매수수료 등은 고려해야

공모주 열풍에 일반 청약 경쟁률이 치솟으면서 일부 공모주펀드의 경우 개인이 직접 청약하는 것보다 투자성과가 상대적으로 더 우수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일부 공모주펀드의 경우 우선 배정 제도 혜택으로 투자금 대비 인기 공모주를 더 많이 배정받을 수 있었던 영향이다.

6일 금융투자협회와 각 운용사에 따르면 공모주펀드인 교보악사공모주하이일드플러스는 SK바이오팜 공모주 청약에서 3만9천872주를 배정받았다.

펀드 순자산가치 대비 약 2%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같은 유형의 공모주펀드인 흥국공모주하이일드 펀드는 SK바이오팜 주식을 2만8천304주 배정받았다.

역시 펀드 순자산가치 대비 약 2%에 해당하는 금액을 받았다.

일반 개인투자자의 경우 청약 증거금 1억원을 넣었을 때 SK바이오팜 주식 12주(공모가 4만9천원)를 받을 수 있었다.

증거금 대비 배정 주식 가치는 0.6%였다.

단순 비교하자면 직접 청약했을 때보다 공모주하이일드 펀드를 통해 간접 청약했을 때 3배 이상의 공모주를 더 배정받았을 수 있었던 셈이다.

이런 차이는 실제 수익률 차이로 이어졌다.

교보악사운용 펀드의 경우 지난 7월 3∼7일 3거래일간 기준가가 7.0% 올랐다.

SK바이오팜이 공모가의 2배로 시초가를 형성해 3거래일 연속 상한가를 기록한 게 펀드 가치에 반영됐다.

흥국운용의 펀드도 같은 기간 6.6% 수익률을 나타냈다.

통상 공모주하이일드 펀드는 평상시 자산 대부분을 채권으로 보유해 안정적인 수익을 추구하다가 성장성이 높은 기업이 상장할 때 공모주를 청약해 수익률을 제고하는 투자전략을 구사한다.

한편 1억원을 증거금으로 넣어 12주를 받은 개인 투자자는 상장 후 첫 3거래일간 198만6천원의 평가이익을 낼 수 있었다.

청약 증거금 대비 수익률은 약 2% 수준이다.

하이일드공모주 펀드가 공모주를 더 많이 배정받을 수 있었던 것은 공모제도 규정상 우선 배정 혜택을 받았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증권인수업무 규정은 공모주식의 10%를 고위험·고수익 투자신탁(하이일드펀드)에 배정하도록 규정한다.

이런 우선 배정 혜택은 올해 말 일몰된다.

우선 배정 대상 기관과 일반 투자자 간 인기 공모주 배정 물량 차이는 코스닥 상장 예정인 카카오게임즈의 청약에서도 크게 벌어졌을 것으로 추정된다.

코스닥 상장기업의 경우 하이일드펀드에 대한 우선 배정 10%와 별개로 벤처기업투자신탁(코스닥벤처펀드)에 공모주식의 30% 이상을 배정해야 한다.

앞서 지난 1∼2일 카카오게임즈 일반투자자 청약에선 전체 공모주식 20%를 받기 위해 역대 최대 규모인 58조5천억원의 증거금이 몰렸다.

높은 경쟁률 탓에 1억원을 증거금으로 맡긴 투자자에게 배정되는 주식 수는 5주 정도에 불과하다.

다만, 직접 청약 땐 남은 증거금을 2일 뒤 돌려받는 반면 공모주펀드는 가입 기간이 짧을 경우 따라 환매수수료가 발생(통상 90일 미만)할 수 있기 때문에 투자 방식 판단 때 이를 고려해야 한다.

김후정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공모주 관심이 늘어난 가운데 개인이 받을 수 있는 물량에 제한이 있기 때문에 투자 대안으로 공모주 펀드 투자로 자금이 몰리고 있다"며 "지난 5월 1조5천억원대였던 공모주펀드 규모는 최근 3조2천억원 수준으로 크게 증가했다"고 말했다.

그는 "투자 자금이 몰리면서 일부 공모주펀드는 수익률 제고를 위해 판매를 일시 정지한 경우도 있다"고 설명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