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학생 여러분. 지면을 통해서지만 많은 사람과 만난다는 것이 설렘으로 다가오네요. 저는 철학과를 졸업하고 서울 대치동에서 인문계 논술을 가르치고 있습니다. 10년 가까이 가르치면서 수많은 합격생과 함께했어요. 돌이켜보면 학생들과 함께한 거듭된 깨달음과 성장, 같이 나눈 기쁨과 눈물, 그리고 보람이 찬란합니다. 공부할수록 부족함을 느끼는 저는, 여러분과 함께 성장하기를 원합니다.

논술교육 현장에서 가장 보람찬 것은 무엇일 것 같나요? 개인적으로는 합격보다 대학에 들어간 이후의 공부에 큰 도움이 된다는 학생들의 말을 들을 때가 참 기쁩니다. 많은 학생이 대학에 들어가서 학기 공부를 이수한 뒤에 장학금을 받았다거나 글쓰기 수업에서 최고 성적을 거뒀다는 소식들을 전해주거든요. 논술공부는 단지 입시를 위한 도구가 아닙니다. 저도 논술공부를 처음 가르칠 때는 논술을 단지 입시의 하나로 이해하고, 유형에 대한 기술을 가르치는 데 집중했던 적도 있습니다. 하지만 가르치는 과정에서 점차 깨닫게 됐지요. 근본적으로 논술은 논리적 사고와 글쓰기로 인문학의 모든 공부를 아우르는 기본 소양이에요. 그래서 지면을 빌려 연속 편으로 여러분에게 사고의 방법을 전달하고 표현하는 요령을 전달하는 동시에 그 바탕이 될 만한 사유 체계를 나누고자 합니다.
<그림 가>

<그림 가>

<그림 나>

<그림 나>

예를 들면 위의 (가)와 (나)를 비교해 보세요. 어른들도 쉽게 답을 하지는 못합니다. 답이 정해진 질문은 아니에요. 이 경우에 객관식 국어문항들을 기계적으로 풀이하는 데 집중해 오던 학생들은 이러한 질문을 대하고 꽃의 개수나 크기에 대해 말합니다. “네 개와 세 개, 크기의 차이” 등이 그런 답변입니다. 여러분은 어땠나요? 논리적 사고를 연습해 온 학생들에게는 이런 답변들이 나와서 마음을 기쁘게 한답니다.

“(나)의 꽃들은 서로 대등해 수평적 관계를 맺고 있습니다. 그런데 (가)에서는 하나의 꽃이 중심이 되고 다른 꽃들이 주변부가 된 수직적 관계가 보입니다. 이것은 효율적일 수도 있지만 지배와 위압으로 다가오기도 합니다.”

이런 사고가 바로 인문학의 근본이지요. 그리고 소위 역전하는 합격 답안들에 포함돼 있는 핵심 요소이기도 합니다.

원론적 관점에서 논술고사에 주목해보자면, 이 시험은 본질적으로 대학수학능력시험과 더불어 대학생으로서의 기초능력을 검증하기 위한 성격을 갖고 있습니다. 수십만 명에 이르는 응시생의 수학능력을 측정하는 대학수학능력시험은 객관식 문제의 형태를 채택해 채점의 용이성, 객관성, 정확성을 확보했지만, 동시에 개별 학생의 수학능력을 능동적이고 구체적으로 판단하기 어려운 한계를 갖고 있으니까요. 게다가 등급화된 시험의 난도가 장기간에 걸쳐 완화되면서 우수한 학생을 변별하는 경계가 뚜렷하지 않습니다. 뛰어난 학생을 받아 명문대학으로서의 전통을 쌓고 유지하거나 새로운 명문으로서 발돋움하려는 각 대학으로서는 이에 대한 고민이 깊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학생부종합전형의 시대이므로 그 부분에서 어느 정도 보완하면 되겠지만, 학생부의 편차도 크지 않아 고민이 많을 수밖에 없습니다. 따라서 최상위 대학들은 학생부전형에서도 심층면접의 형태로 논리적 사고를 별도로 측정하기도 하지요.

수동적으로 주어진 문제를 반복 학습하고 객관식에 적합한 공부 방식을 유지해 좋은 점수를 얻은 학생 중에 대학에서 좋은 결과를 얻지 못하는 사례를 찾기는 어렵지 않습니다. 현장에서 그런 답안을 ‘기계적이다, 틀에 찍힌 답과 같다’고들 평한답니다. 어떤 대학의 경우에는 이런 답안들을 의도적으로 솎아내기도 합니다. 논술고사 문제들을 살펴보면 제시문을 이해하고 자신의 견해를 정리해 완성된 글로 표현하는 시험 방식이 본격적으로 대학에서 발휘될 대학생으로서의 수학능력을 검증하기에 적합합니다. 논술은 오직 객관식 암기형 시험에만 적합화된 학생들을 걸러내는 1차적인 거름망 역할이 가능할 뿐만 아니라 동시에 비교적 우수한 자질을 가지고 있음에도 수학능력시험에서 좋은 성과를 얻지 못한 학생들을 발굴해 낼 수 있는 좋은 도구가 아닐 수 없습니다.

앞서 살펴본 이유들 때문에 논술에서는 매끄러운 글 솜씨나 일필휘지의 문장력보다는 학문의 장(場)에서의 기본적인 수학능력으로서 주어진 글의 정확한 이해와 비교, 분석력이 중요합니다. 우선 주어진 자료를 엄밀하게 읽고 이해하는 능력이 필요합니다. 그러나 제한된 시간 안에 한정적으로 유형화된 문제를 풀어내는 수학능력시험에 맞춰 독해 방향을 잡아온 학생들에게는 개념의 이해나 의미 연결의 분석까지 나아가지 않더라도 논술문을 작성해나가기 위한 깊이 있는 독해와 발산적 사고가 결코 쉬운 일이 아님을 잘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좌절은 금지입니다. 백일장에 나가 문학 작품을 써 내듯 유려한 문체와 필력을 따라잡기 위해 고심을 거듭할 필요가 없거든요. 단순한 문장이라도 탄탄한 논리에 의해 뒷받침된다면 좋은 점수를 획득할 수 있습니다. 이것이 바로 일반적으로 여러분이 학창 시절에 접해 오던 이른바 문학적 글쓰기와 논술의 가장 큰 차이점입니다. 백일장에 나가 좋은 성적으로 입상하는 친구들의 문학적 재능은 어떤 면에서는 선천적인 능력으로 보이지만, 논술에서의 논리력은 학습적인 관점에서의 접근이 가능합니다.

임재관
프라임리더스 
인문계 대표강사
imsammail@gmail.com

임재관 프라임리더스 인문계 대표강사 imsammail@gmail.com

논술에서의 성공은 일반적인 학생이라면 누구나 가능하고 방법 또한 명확합니다. 하지만 그것이 소위 입시 정보라는 소문에 민감한 수많은 학부모가 쉽게 얘기하는 것처럼 단기간에 가능한 것은 결코 아닙니다. 옳은 방식으로 접근하지 않으면 단기간은 물론 장기간의 비용과 시간을 투자해도 아무런 성과를 거둘 수 없습니다. 올바른 방향 설정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앞으로의 흐름은 아래와 같이 계획하고 있습니다. 이 과정에서 핵심적인 사고와 요령을 체계적으로 기술해보고자 합니다. 중간중간에 주요 대학들의 논술고사 풀이 방법을 전달하는 시간도 예정하고 있습니다. 이 시리즈의 연속을 통해 자연스럽게 텍스트의 분석법과 논리적 사고, 그리고 실전적 글쓰기 법을 익히길 바랍니다.

1. 마당열기 : 논술, 논리적 사고와 글쓰기
2. 견주고 비교하기 1
3. 견주고 비교하기 2
4. 요약하기 1
5. 요약하기 2
6. [특별] 실전문제풀이 : 성균관대 인문논술 정복하기
7. 비판하고 평가하기 1
8. 비판하고 평가하기 2
9. [특별] 실전문제풀이 : 경희대 인문논술 정복하기
10. 인문학적 추론 1
11. 인문학적 추론 2
12. 다각도의 비교 1
13.다각도의 비교 2
14. [특별] 실전문제풀이 : 연세대 인문논술 정복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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