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주 암각화주변 발자국 주인은 1억년전 파충류 '코리스토데라'
발자국 화석으로는 아시아 최초이자 세계 두 번째로 확인
국립문화재연구소, 국제학술지 '사이언티픽 리포트'에 발표
[고침] 문화(울주 암각화주변 발자국 주인은 1억년전 파충…)
지난 2018년 울산 울주 반구대 암각화(국보 제285호) 북동쪽 암반에서 발견됐던 4족 보행 척추동물 발자국 화석의 주인공은 약 1억년 전인 중생대 백악기에 활동한 파충류 '코리스토데라(Choristodera)'로 밝혀졌다.

코리스토데라 발자국 화석이 확인된 것은 아시아에서 처음, 세계에선 두 번째다.

국립문화재연구소는 이런 연구결과를 지난 2일 국제학술지 '네이처'의 자매지인 '사이언티픽 리포트(Scientific Reports)'에 발표했다고 4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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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문화재연구소에 따르면 코리스토데라는 약 1억7천400만년 전 중생대 쥐라기 중기에 출현해 약 1천600만년 전 신생대 마이오세 전기에 멸종한 수생 또는 반수생 파충류로, 초기의 코리스토데라는 비교적 크기가 작고 도마뱀을 닮았으며, 긴 목과 꼬리를 가진 종류도 있었다.

이후 코리스토데라에서 분기된 네오코리스토데라(Neochoristodera)는 주로 북아메리카의 중생대 백악기 후기∼신생대 에오세 퇴적층에서 발견됐으며, 초기 코리스토데라에 비해 상대적으로 크고, 긴 주둥이를 가진 가비알 악어를 닮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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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확인된 코리스토데라 발자국은 울산에서 발견된 새로운 발자국이란 뜻으로 '노바페스 울산엔시스(Novapes ulsanensis)'로 명명됐다.

라틴어로 노바(nova)는 '새롭다', 페스(pes)는 '발자국'이란 뜻이다.

국립문화재연구소에 따르면 노바페스 울산엔시스를 남긴 코리스토데라는 반수생 파충류로 판단된다.

생존 당시 몸길이는 약 90∼100㎝로 추정되며, 앞·뒤발가락이 모두 5개이고 긴 꼬리를 갖고 있었다.

앞발자국은 평균 길이가 2.94㎝, 뒷발자국은 9.88㎝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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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문화재연구소 자연문화재연구실 정승호 연구사는 이날 통화에서 "이번에 확인된 코리스토데라는 뒷발에 물갈퀴가 있어 물에서도 생활했던 것으로 해석되며, 3D 스캔 데이터를 통해 발자국의 전체 형태를 봤을 때 악어처럼 반직립으로 걸었던 것으로 유추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1940년 중국의 전기 백악기 지층에서 처음 발견된 '몬쥬로수쿠스(Monjurosuchus)' 골격화석과 발 구조와 형태 및 크기가 유사해 같은 코리스토데라 속(屬, 과(科)와 종(種)의 사이에 있는 생물 분류의 단위)인 것으로 판단된다"고 덧붙였다.

몬쥬로수쿠스는 큰 눈과 둥근 머리, 비교적 짧은 목, 짧은 발톱이 있는 튼튼한 다리, 길고 가느다란 꼬리를 갖고 있다.

[고침] 문화(울주 암각화주변 발자국 주인은 1억년전 파충…)
국립문화재연구소는 지난 2018년 약 1억년 전 전기 백악기 지층에서 다양한 형태의 공룡 발자국과 함께 보존 상태가 뛰어난 앞발 9개, 뒷발 9개의 발자국이 하나의 보행렬을 이룬 것을 발견했다.

이 발자국은 국내에서 보고된 공룡, 익룡, 거북, 악어, 도마뱀과 기타 포유동물 발자국 등 4족 보행 척추동물 발자국 화석들과 전혀 다른 형태였다.

좌우 발자국 사이에서는 꼬리를 끈 것으로 판단되는 흔적도 관찰됐다.

코리스토데라의 발자국 화석은 1995년 미국 콜로라도에서 2개가 처음 보고됐다.

국립문화재연구소에 따르면 '캄프소사우리크누스 파르페티(Champsosaurichnus parfeti)'로 명명된 이 화석은 앞·뒷발의 구분이 모호하고 코리스토데라의 발자국인지도 불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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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승호 연구사는 "노바페스 울산엔시스는 전 세계에서 가장 온전한 형태로 남겨진 코리스토데라 발자국의 보행렬 화석이다.

코리스토데라의 보행 특성과 행동 양식을 파악할 수 있는 유일한 화석으로도 의미가 크다"고 밝혔다.

이어 "아직 우리나라에서 코리스토데라의 뼈가 발견되지 않았지만, 다양한 골격이 발견된 아시아 중생대 백악기 지층이 우리나라에도 넓게 분포해 머지않아 코리스토데라의 뼈 화석도 발견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이번 연구 성과는 2021년 대전 천연기념물센터 전시관에서 공개될 예정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