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푸짐한' 식료품 사진 공개에 차명진 "우린 못 받았다"
감염병예방법 입각 全지자체가 제공…단가 3만~10만원으로 지역별 차이
차명진 거주 가평군 "배송 누락 실수…뒤늦게 전달하고 사과했다"
[팩트체크] 코로나 격리자용 식료품 누군 주고 누군 안준다?
조준형 기자·이율립 인턴기자 =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 관련 자가격리 대상자에게 제공되는 생필품을 놓고 '차별대우' 주장이 제기됐다.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지난달 방송에 출연하면서 확진자와 간접 접촉한 일로 자가 격리 생활을 하는 동안 종로구청으로부터 배송받은 다양한 식료품 사진을 지난달 21일 자신의 페이스북 계정에 공개했다.

그러자 본인이 확진돼 입원치료를 받은 뒤 퇴원한 차명진 전 의원은 지난 2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같은 자가격리 대상인데) 이 대표와 우리 처는 왜 격리 환경이 다른가"라며 "가평군청에서 처한테 갖다준 것은 체온계, 소독제, 마스크, 폐기물 봉투가 전부였다"고 밝혔다.

◇모든 지자체가 자가격리자에 생필품 지원…단가는 차이
감염병의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 제70조의4는 "보건복지부 장관, 시ㆍ도지사 및 시장ㆍ군수ㆍ구청장은 이 법에 따라 입원 또는 격리된 사람에 대하여 예산의 범위에서 치료비, 생활지원 및 그 밖의 재정적 지원을 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 규정에 따라 현재 기초 지방자치단체들은 코로나19와 관련해 격리 대상이 된 주민에게 2주의 격리기간 사용할 식료품 등 생필품을 자체 예산으로 지원한다.

해외에서 유입된 격리대상자에게는 생필품 지원을 하지 않는 지자체가 있으나 국내에 거주하다 격리 대상자가 된 사람에게는 모든 지자체가 지원하고 있다고 행정안전부 담당자는 4일 밝혔다.

행안부 담당자는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각 지자체별로 지원을 위한 생필품 지원 품목이 70∼80%는 유사하다"며 "생수, 음료수, 쌀(상품밥 포함), 즉석음식 등 대부분 식료품이며 종량제 봉투, 미용티슈, 칫솔, 비누, 위생용품 등도 있다"고 전했다.

지자체별 예산의 출처는 재해구호기금, 재난관리기금, 예비비, 일반예산 등 제각각인데, 지자체별 재정 사정에 따라 지원하는 생필품의 단가에 차이가 있다.

행안부 담당자는 "1인당 지원 품목에 들어가는 금액은 다르다"며 "많게는 9만∼10만원 상당을 제공하는 지자체가 있고, 적게는 3만원 상당을 제공하는 지자체가 있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일부 지자체는 전국적으로 제공 물품을 통일해달라는 제안을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측에 했던 것으로 파악됐다.

그러나 지자체별 예산 상황이 다르고 지자체들이 지역 생산품을 제공하길 희망하는 면이 있어 현재는 지자체별로 단가와 품목을 각자 정해서 제공하고 있다는 것이 행안부 설명이다.
[팩트체크] 코로나 격리자용 식료품 누군 주고 누군 안준다?
◇차명진 전의원 거주 가평군도 10만원 상당 제공
차 전 의원이 거주하는 경기도 가평군도 격리자 1명에게 10만원 상당의 물품을 제공하고 있다.

생수, 쌀, 라면, 상품밥(햇반 등), 즉석 육개장, 된장찌개, 갈비탕, 김, 볶음 고추장, 참치캔, 물티슈, 열무김치, 포기김치, 소고기장조림, 무말랭이 등이 격리자에게 제공된다고 가평군청 복지기획팀 직원이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밝혔다.

◇가평군 "실수로 배송 누락…뒤늦게 배송하고 사과"
그런데, 차 전 의원 부인이 해당 물품을 받지 못한 것은 어떤 경위에서일까?
가평군청 측은 전달 과정에서 실수가 있었다고 밝혔다.

가평군청 담당자는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차 전 의원 부인에게 제공할) 식료품을 마트에 배송 의뢰했는데 나중에 마트에 확인해보니 발송 내용을 찾을 수 없다고 한다"며 "뒤늦게 배송하고 사과드렸다"고 전했다.

이 담당자는 "군청이 (생필품 지원을 받을 격리자) 명단을 마트에 다 넘겼는데 배송 실수가 발생했다"고 밝힌 뒤 "우리는 그분(차 전 의원 부인)이 여기 거주하는지도 (차 전 의원이 문제를 제기하기 전에는) 몰랐다"며 배송 누락에 고의가 없었다고 부연했다.

차 전 의원은 "(격리기간이 끝나 필요가 없어졌기 때문에) 아내가 배송해온 물품들을 다시 가져가라고 했으나 그러면 공무원들의 입장이 곤란해진다고 하길래 '놓고 가라'고 했다고 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