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대면·디지털·전문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잇따라 수시 채용에 나서고 있는 은행들의 올 하반기 채용 키워드다. 갈수록 좁아지는 은행 입사 경쟁을 어떻게 뚫을 수 있을까.한국경제신문은 오는 31일 현직 은행 인사담당자 5명에게 하반기 채용의 특징과 대비책을 듣는 ‘은행 빅5 잡콘서트’를 마련했다. 이날 잡콘서트에는 국민, 신한, 우리, 하나, 농협은행의 인사담당자들이 출연해 ‘코로나 시대의 은행 입사 전략’을 풀어 놓는다.잡콘서트에 앞서 은행 채용팀장들에게 올 하반기 채용의 특징과 시험 대비 요령 등을 들어봤다. 비대면 채용이 ‘대세’은행들은 지원자의 코로나19 감염 방지를 위해 비대면(언택트) 채용을 늘리고 있다. 신한은행은 올 상반기 정보통신기술(ICT) 디지털 인재를 선발하면서 서류전형, 필기시험, 1차 면접 등을 모두 온라인으로 했다. 국민은행도 상반기 정보기술(IT) 디지털 인재 채용 때 ‘온라인 코딩 테스트’를 도입했다. 두 은행은 ‘인공지능(AI) 역량검사’로 서류전형을 대체하기도 했다. 하나은행은 하반기부터 지원자의 자기소개서 검증에 AI를 도입한다.김동숙 국민은행 HR부 팀장은 “하반기에도 온라인 필기시험을 검토하고 있다”며 “다만 모든 직군으로 확대할지는 아직 확정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상반기 오프라인으로만 채용한 농협은행도 온라인 채용을 적극 검토 중이다. 황진하 농협은행 인사기획팀장은 “오프라인 채용을 기본으로 하되 수험생 안전을 위해 온·오프라인 채용을 병행할 것”이라고 했다. 디지털 역량은 필수채용팀장들은 은행들이 요즘 원하는 인재의 요건은 ‘디지털 역량’이라고 입을 모은다. 국민은행은 일반직 지원자에 대해서도 ‘디지털 역량’을 검증키로 했다. 하나은행은 소프트웨어(SW) 역량지수를 평가하는 ‘톱싯(TOPCIT)’ 시험을 본다. 최지웅 신한은행 인사부 채용팀장은 “문과 출신이지만 이공계적 생각을 할 수 있는 ‘창의 융합형 인재’를 뽑을 수 있는 전형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말했다.하나은행은 하반기에 글로벌, 디지털, 자금신탁, 기업금융, 투자은행(IB) 등의 분야로 세분화해 신입사원을 채용한다. 신한은행과 우리은행은 직무마다 필기시험 문제, 면접 방식을 다르게 적용한다. 조현욱 우리은행 인사부 채용팀장은 “IT 디지털 분야 선발 시 코딩 테스트를 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전문직군에선 구체적인 금융시장에 대한 이해도를 평가한다”고 말했다. 채용 규모는 줄어들 듯수시 채용에 코로나19까지 겹쳐 은행들의 채용 규모는 더욱 쪼그라들 전망이다. 기업은행을 포함해 주요 은행 여섯 곳이 밝힌 지난해 신입·경력 채용 규모는 3013명이었다. 올 상반기에는 지난해의 32%인 970명을 뽑는 데 그쳤다. 채용 규모 감소는 영업점 축소와도 무관하지 않다. 상반기에 국민은행은 53개, 하나은행은 51개 영업점을 폐쇄했다. 그만큼 영업점 근무인력을 재배치해 신입직원 채용 여력은 줄어들었다.은행들은 아직까지 하반기 채용 규모를 명확히 밝히지 않고 있다. 성백준 하나은행 인사부 기획채용팀장은 “은행들은 갈수록 디지털 역량을 갖춘 전문직 인재를 선호하고 있다”며 “금융권 입사 준비생이라면 저학년 때부터 금융 관련 지식을 습득하고 경험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공태윤/이진호 한경잡앤조이 기자 jinho2323@hankyung.com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으로 시험 일정을 공지한 공공기관들이 고민에 빠졌다. 한국은행, 금융감독원, 산업은행, 한국수출입은행, KOTRA 등은 신입 직원을 뽑으면서 오는 9월 12일 필기시험을 치르겠다고 공지했다. 이른바 ‘A매치 데이’다.이날 5개 공공기관의 필기시험 인원은 7000명에 육박한다. 이들 기관은 “정부의 방역 수칙을 준수하며 당초 공지된 대로 시험을 치르겠다”는 입장이다.하지만 코로나19가 급속히 확산돼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로 격상되면 얘기가 달라진다. 한은 관계자는 “3단계로 격상되면 연기를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거리두기 3단계에서는 10인 이상 집합·모임·행사가 금지되기 때문이다.채용과 자격증 시험은 한 교실 응시자가 10인 이내인 경우에만 시행할 수 있다. 금감원 관계자도 “3단계 격상 땐 시험 감독과 고사장 확보 등이 사실상 어렵다”고 말했다.이들 공공기관은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에서 예정대로 시험을 치르기 위해 방역수칙에 따라 고사장 수를 확대하기로 했다.한은은 시험장 두 곳을 확보했다. 고사장 위치는 9월 초 발표한다. 한은은 지난해 한 교실에서 30~40명이 시험을 봤으나 올해는 이 숫자를 절반으로 줄일 예정이다. 수은, 산은, KOTRA 등도 시험실당 인원을 16명 안팎으로 대폭 줄일 방침이다.서울 세종대에 고사장을 마련한 금감원은 강의실 크기에 따라 최소 10명에서 최대 30명까지 분산해서 시험을 치르도록 할 계획이다. 금감원은 서류전형 없이 지원자 모두에게 1차 필기시험을 볼 기회를 주고 있다. 통상 2000명가량이 지원하는 것으로 알려졌다.금감원은 1차 필기시험 합격자를 대상으로 10월에 2차 필기시험을 시행한다. 금감원 관계자는 “최종 선발 예정 인원(90명)의 15배수인 약 1350명이 2차 시험을 봐야 하기 때문에 온라인으로 대체하기 어렵다”며 “코로나19 확산세를 봐 가며 대응 방안을 모색할 것”이라고 말했다. 금감원과 수은은 필기시험 이후 면접시험은 코로나19 확산 추이에 따라 화상으로 대체하는 방안까지 검토하고 있다.공태윤 기자 trues@hankyung.com
채용 과정의 객관성과 공정성이 중시되면서 은행권을 중심으로 인공지능(AI)을 활용한 채용이 확산되고 있다. 국민은행은 지난해 신입 채용부터 ‘AI 역량검사’를 도입해 서류전형을 대체하고 있다. 신한은행도 올해부터 AI 역량검사를 하고 있다. 김동숙 국민은행 HR부 팀장은 “채용박람회 등을 통해 가능하면 AI 역량검사를 많이 경험해 유형과 패턴을 익혀둘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은행들이 사용하는 AI 역량검사는 마이다스인이 개발했다. △사전 PC 세팅 △기본질문 △역량게임 △상황질문 △최종 제출 등 모두 5단계로 이뤄진다. 지원자마다 응답 속도가 다른 만큼 60~90분 정도 걸린다. 마이다스인 관계자는 “웹캠과 헤드셋이 필요하며 가능하면 어두운 곳보다 밝은 곳에서 응시하는 게 좋다”고 말했다. PC 세팅이 끝나면 질문이 시작된다. 연습질문과 기본질문으로 구성된다. 연습시간은 30초, 답변시간은 질문당 50초다. 자기소개, 지원 동기와 자신만의 강·약점이 무엇인지를 미리 준비해 둘 필요가 있다. 지원자의 역량을 파악하는 게임에선 △공감력(상대 감정 파악) △기억력(이전 카드 맞추기) △추리력(공의 무게 줄세우기) △순발력(O, X 퀴즈) △집중력(정답률) 등을 평가한다. 직군별로 성과 역량이 다르기 때문에 게임의 종류도 지원자마다 달라진다. 상황질문은 지원자의 성향에 따라 맞춤형으로 제시된다.마이다스인 관계자는 “AI 면접은 단순한 고득점이 중요한 게 아니라 지원자의 역량을 종합적으로 측정해 지원직무에 적합한 인재를 찾아내는 데 목적이 있다”며 “컨디션이 좋은 평온한 상태일 때 한두 시간 집중을 깨지 않는 환경에서 면접에 임하는 것이 좋은 점수를 얻는 비결”이라고 강조했다.마이다스인은 인터넷 ‘잡플렉스(JOBFLEX)’ 사이트에서 축소된 체험판 ‘AI역량검사 튜토리얼’을 운영 중이다. 이 체험판은 △PC 세팅 △지원자 성향파악 △전략게임 △영상 모의면접 등 네가지로 구성됐다. 마이다스인 관계자는 “AI역량검사 튜토리얼은 실제 기업들이 진행하는 비대면 전형과 100% 같은 내용”이라며 “AI역량검사를 활용하는 기업의 지원자라면 사전 체험하면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공태윤 기자 true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