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GIST 교수와 학생들이 세운 스타트업이 글로벌 시장에서 주목받고 있다. 왼쪽부터 아임시스템, 제핏, 씨위드 직원들.  대구경북과학기술원 제공
DGIST 교수와 학생들이 세운 스타트업이 글로벌 시장에서 주목받고 있다. 왼쪽부터 아임시스템, 제핏, 씨위드 직원들. 대구경북과학기술원 제공
아임시스템은 최홍수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 로봇공학전공 교수와 김진영 바이오융합연구부 연구원이 지난해 공동 창업한 기업으로 의료용 마이크로로봇 시스템을 개발했다. 심장과 뇌혈관 질환 치료에 적용되는 이 시스템은 국내외에서 시도된 적이 없는 혁신적인 융합기술로 세계 의학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마이크로로봇은 자기장을 이용해 원격으로 제어할 수 있는 나노미터 크기의 초소형 로봇이다. 아임시스템은 체외 실험용 3차원(3D) 자기장 정밀 제어 시스템을 사업화해 창업 1년도 안 된 올해 국내 대학 및 대학병원에 시제품을 판매해 기술력을 인정받았다. 지난해 시스템 상용화를 위한 예비창업패키지 정부 지원사업에서도 최우수 기업으로 선정됐다.

김진영 대표는 “수술실에 근무하는 의료진은 하루에도 몇 번 방사선실에 들어가야 하지만 마이크로 로봇 시스템을 활용하면 방사선실 외부에서 수술할 수 있다”며 “의료진의 방사선 피폭량을 줄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조영제 사용량을 줄여 환자의 안전도 도모할 수 있다. 최홍수 교수는 “공동연구를 하는 임상의사, 협력기업과 함께 상용화해 경쟁 기업인 미국의 스테레오택시스를 넘어서는 것이 목표”라고 강조했다.

DGIST(총장 국양)의 교수·학생 창업기업이 각종 융합 연구로 글로벌 학계와 시장에서 주목받고 있다. 제핏은 김소희 DGIST 로봇공학전공 교수와 재학생들이 2018년 세운 스타트업이다. 동물실험에 주로 사용하는 생쥐 대신 물고기인 제브라피시를 이용하는 방법을 개발했다. 제브라피시는 인간과 유전적 특성을 70%가량 공유한다. 신준녕 대표는 “제브라피시는 두개골이 얇아 뇌파 측정에서 실험용 생쥐보다 유리하다”며 “제브라피시 여러 마리의 뇌파를 동시에 측정할 수 있어 동물의 행동 분석에 유용하다”고 강조했다.

하드웨어 개발을 총괄하는 김소희 교수는 “제핏이 사용하는 생체신호 측정 서비스는 신약 개발을 위한 대량 스크리닝테스트에 최적화된 기술로 국내외에 특허등록했다”며 “경쟁 기업 기술보다 실험이 간편하고 처리 속도가 빨라 전망이 밝다”고 말했다. 제핏은 한국화학연구원 등 국내외 연구기관과 뇌질환 치료물질 연구를 하고 있다. 내년 상반기 미국 시장에 진출할 계획이다.

씨위드(대표 금준호)는 DGIST 출신 학생들이 지난해 설립한 스타트업이다. 이들은 요오드를 줄인 저요오드 해조류와 가공식품을 개발했다. 해조류에 많이 포함된 요오드 과다 섭취로 발생할 수 있는 신진대사 불균형, 갑상샘암 등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지난해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주최한 ICT스마트디바이스 전국 공모전에서 기업부문 최우수상을 받았다. 씨위드는 최근에는 가축의 도축 없이 고기를 만드는 배양육 요소기술도 확보해 사업화를 추진 중이다. 실험실 창업페스티벌인 랩스타트업 2020에서 금상을 받았다. 금준호 대표는 “동물세포 배양을 위해 필요한 구조체의 배양액을 영양성분이 풍부한 해조류에서 얻고 있다”고 말했다. 금 대표는 “씨위드의 배양육은 햄버거 패티 같은 분쇄육이 아니라 스테이크 형태의 고기를 만들 수 있는 기술로 가격도 저렴하다”고 강조했다. 씨위드는 스타트업 전문 투자기업으로부터 초기 투자 수주를 진행하며 시식제품인 C미트 생산에 속도를 내고 있다.

대구=오경묵 기자 okmoo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