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지하철과 시내버스 요금을 5년 만에 인상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만성적 적자 구조인 서울시 대중교통 사업이 올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까지 겹치며 총 1조5000억원에 달하는 대규모 손실이 날 것으로 예상돼서다. 최근 수도요금 인상을 추진하고 있는 서울시가 대중교통 요금까지 올리면 서민들의 공공요금 부담이 대폭 커질 전망이다.

24일 서울시는 서울시의회 등 관계기관과 대중교통 요금 합리화 방안을 논의하기 시작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대중교통 요금 인상은 사회적 합의가 필요한 사안”이라며 “지하철과 시내버스 적자가 눈덩이처럼 늘고 있어 요금 조정안, 무임 수송에 대한 국비 지원 타진 등 여러 방안을 협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국토부 대도시권광역교통위원회에서 수도권 환승 할인 개선안에 대한 용역을 진행하고 있다.

서울시 지하철 기본요금(성인 카드 결제 기준)은 2015년 이후 1250원을 유지하고 있다. 버스 기본요금도 5년째 1200원이다. 여기에서 지하철과 버스 각각 200~300원을 올리는 안을 서울시의회 등에서 논의하고 있다. 이용 구간이 10㎞를 넘으면 5㎞를 더 갈 때마다 붙는 100원의 추가 요금도 200원으로 올리는 안이 거론된다. 이 방안이 확정되면 지하철 기본요금은 최대 1550원, 버스 기본요금은 1500원으로 각각 오르고 장거리 추가 요금의 경우 지금보다 두 배 부담이 늘어날 전망이다.

서울시는 매년 경기도, 인천시와 함께 대중교통 요금 인상을 검토해왔지만 서민 부담 확대 등의 이유로 쉽게 인상안을 확정짓지 못했다. 그러나 지난해 경기도만 버스요금을 인상하면서 서울시와 인천시가 올해 이후 더 적극적으로 요금 인상에 나설 것이란 예상이 많다.

서울지하철 1~9호선을 운영하고 있는 서울교통공사는 올해 당기순손실이 사상 최초로 1조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하철 무임승차 손실 등으로 매년 적자 폭이 커져 2016년 3580억원이던 손실이 지난해 5865억원까지 불어났지만 올해는 코로나19로 이용객이 줄고 방역비용이 늘어나면서 손실 규모가 급격히 커지게 된 것이다. 준공영제로 운영되고 있는 버스 사업도 올해 5000억원 넘는 순손실이 예상된다.

서울시는 수도요금 인상도 추진 중이다. 가정용 수도요금의 경우 누진제를 폐지하고 ㎥당 요금이 2021년 430원, 2022년 500원, 2023년 580원으로 인상될 예정이다.

하수정 기자 agatha77@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