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학기를 마치고 성적표를 받아든 일부 고3 학생들이 미술·체육 등 예체능 계열 과목에서 ‘9등급제’ 평가가 나온 것을 보고 불만을 드러내고 있다. 1~2학년에 절대평가였다가 3학년 때 갑자기 상대평가로 바뀌었다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상황에서 사실상 제대로 된 수업도 안 했는데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주장이다.

23일 교육계에 따르면 수험생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일부 고3 학생들이 예체능 계열 과목에 대해 상대평가하는 것을 철회해달라는 청와대 청원운동을 벌이고 있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고3만 예체능 과목의 등급산출이 너무 억울합니다’라는 제목의 게시물이 올라와 이날 1500건이 넘는 청원 동의를 얻었다. 1, 2학년에 절대평가를 하다가 3학년 때 상대평가로 바꾸는 것은 부당하다는 주장이다. 청원인은 “고1~2 예체능 계열 과목에서 성취도 평가(절대평가)를 해 올해도 당연히 성취도 평가인 줄 알았는데 일부 과목에서 상대평가받는다는 것을 알았다”며 “학교조차 이를 몰랐고, 코로나19 상황으로 체육 같은 과목은 기초체력만 측정하고 지필고사도 없었는데 6~7등급을 받아 대입에서 불리해질까 걱정”이라고 호소했다.

교육부는 2009년부터 고교 예체능 계열 과목에 3단계 성취도 평가를 도입했다. 일반 교과들이 9등급제 상대평가를 하는 데 비해 일부 예체능 과목은 우수·보통·미흡 3단계만으로 평가한다. 하지만 문제는 이런 성취도 평가가 예체능 과목 중에서도 일반선택과목에만 적용된다는 점이다. 학교별로 예체능 선택과목이 달라 대입에서 형평성 문제가 생길 수밖에 없다는 주장이 나온다.

교육부 관계자는 “대학들도 코로나19 상황을 감안하고 있어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고 설명했다.

배태웅 기자 btu104@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