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론스타-하나금융 ICC 결과, ISDS에 영향 없다"

미국계 사모펀드 론스타와 하나금융그룹 사이 국제상공회의소(ICC) 중재 판정문이 현재 진행 중인 한국 정부와 론스타의 5조원대 국제투자분쟁절차(ISDS) 결과에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못할 것이라고 한국 정부가 내다봤다.

20일 정부 관계자는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한국-론스타 ISDS 관련 범정부 합동 브리핑에서 “(론스타-하나금융) ICC 상사중재 사건에서의 판정 내용이 현재 진행 중인 ISDS 사건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우려가 있다는 보도가 있으나, 이는 론스타 측의 일방적 주장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론스타는 하나금융과의 국제중재에서 지난해 완패했다. 2003년 외환은행 주식을 매입한 론스타는 2012년 거액의 차익을 남기고 외환은행 주식을 하나금융에 매각했다. 론스타는 당시 협상 과정에서 하나금융이 매각 가격을 낮추기 위해 금융당국을 빙자해 론스타를 속였다고 주장하며 2016년 국제중재를 제기했다.

하지만 ICC 판정부는 지난해 5월 론스타에 패소 결정을 내렸다. 한국 금융당국이 외환은행 매각가격 인하를 요구했을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는 얘기를 이유 중 하나로 제시했다.

일각에선 ICC 판정 결과가 하나금융에는 다행이지만, 론스타와 수조원대 ISDS를 진행 중인 한국 정부 입장에선 악재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ICC 판정부가 외환은행 매각 과정에서 한국 정부의 개입 가능성을 제시했기 때문이다. 한국 정부가 매각시점을 지연하고 매각가격을 압박해 론스타가 외환은행 매각 과정에서 손해를 입었다는게 ‘한국-론스타 ISDS’의 주요 골자다.

론스타는 ICC 판정이 나온 이후 ISDS 중재판정부에 ICC 판정문을 증거로 채택해달라고 요청해 받아들여졌다.

하지만 이날 정부 관계자는 “ICC 상사중재 사건의 판정은 사건 당사자 사이에서만 기속력을 갖고 원칙적으로 사건 당사자가 아닌 제3자에게는 어떠한 영향도 미치지 않는다”며 “ISDS 중재판정부는 아직까지 ICC 판정문에 증명력을 부여할지 여부에 대한 판단을 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증거의 일부가 되는 것이 중재판정부가 그 내용을 비중 있게 보겠다는 뜻이 아니다”며 “정부는 ISDS 절차에서 론스타가 ICC 판정문을 유리하게 활용하려는 시도의 부당성을 적극적으로 지적하며 대응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최근 론스타가 한국 정부에 합의를 제안했다는 취지의 언론 보도도 나온 바 있다. 이에 대해 정부 관계자는 “현재까지 론스타로부터 공식적인 합의 제안을 받은 사실이 없다”고 대답했다.

만약 합의 제안이 공식적으로 제기된다면 어떻게 할 것이느냐는 질문에 대해선 “가정적으로 말하기 어렵지만, 합의 제안이 온다면 관계부처와 공동으로 살펴보고 면밀히 검토한 후 결정하도록 하겠다”고 원론적인 답변을 내놨다.

이인혁 기자 twopeopl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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