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세종·제주 빼곤 전국서 확진자 속출

국내서 하루새 276명
사랑제일교회發 53명 늘어 676명

'깜깜이 환자' 2주간 272명
"언제 어디서 걸릴지 몰라"

서울시, 10인 이상 집회 금지
인천·전남 'NO마스크' 처벌
< 베이비페어 연기 > 정부가 수도권 지역에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 조치를 시행하면서 20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릴 예정이던 임신·육아·출산용품 전시회 ‘베이비페어’가 연기됐다. 행사 관계자들이 부스를 철거하고 있다. /허문찬 기자 sweat@hankyung.com

< 베이비페어 연기 > 정부가 수도권 지역에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 조치를 시행하면서 20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릴 예정이던 임신·육아·출산용품 전시회 ‘베이비페어’가 연기됐다. 행사 관계자들이 부스를 철거하고 있다. /허문찬 기자 sweat@hankyung.com

“언제, 어디서, 어떻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걸릴지 모르는 상황이다.”

국내 코로나19 유행 상황에 대한 백경란 대한감염학회 이사장(삼성서울병원 감염내과 교수)의 진단이다. 전국 각지에서 코로나19 환자가 속출하고 있다. 사라졌던 바이러스가 돌아온 것이 아니다. 지역사회 곳곳에서 은밀하게 퍼지던 바이러스에 감염된 환자가 뒤늦게 확인되고 있다. 국내 확산 상황을 더욱 심각하게 평가하는 이유다.
전국 각지에서 환자 속출
국내 코로나19 신규 환자는 20일 0시 기준 288명이다. 국내 발생 감염자가 276명으로 대다수를 차지했다. 수도권은 물론 전국 각지에서 환자가 나왔다. 신규 환자가 나오지 않은 지자체는 울산, 세종, 제주뿐이다. 권준욱 중앙방역대책본부 부본부장은 20일 정례브리핑에서 “사랑제일교회에 이어 광복절 대규모 집회가 전국으로 확산되는 기폭제로 작용했을 것으로 판단한다”며 “전국 유행의 문턱에 서 있다”고 했다.

대규모 집단감염이 확인된 사랑제일교회 관련 확진자는 이날 낮 12시 기준 676명이다. 전날보다 53명 늘었다. 안디옥교회, 청평창대교회 등 13곳에서 추가 전파가 진행됐다. 광화문 집회에 참석한 것 외에 다른 감염 연결고리를 찾지 못하는 환자는 18명으로 늘었다. 60대가 8명, 70대 이상이 5명으로 고령층이 대다수다.

마포구 푸본현대생명콜센터 관련 확진자는 7명, 강동구 둔촌구립푸르지오어린이집 관련 확진자는 8명이다. 경기 안양 분식집을 통해 13명이, 충남 천안 동산교회를 통해 4명이 추가 확진 판정을 받았다. CBS에 이어 SBS 상암프리즘타워도 확진자 발생으로 폐쇄됐다. SBS는 “어린이집 교사가 확진 판정을 받아 사옥 전체를 21일까지 폐쇄한다”고 밝혔다.

그나마 이들은 감염 연결고리가 확인된 사례다. 어디서 감염됐는지 모르는 ‘깜깜이 감염’은 지난 7~20일 2주간 14.7%에 이른다. 2주간 확진자 1847명 중 272명은 감염 경로조차 모른다는 의미다.
"가을 대유행 덮친다…n차감염 고리 끊자" 지자체 초강수 행정명령

정부 “이번주가 전국 대유행 분수령”
정부는 이번 주말이 국내 코로나19 추가 확산을 가늠하는 고비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산발적 집단감염이 전국 각지에서 꼬리를 물고 이어지는 데다 15일 광화문 집회에 참석한 뒤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는 사례가 전국에서 확인되고 있기 때문이다. 김강립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1총괄조정관은 “이번주까지의 대응이 앞으로 전국 대유행 확산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며 “전국 대유행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은 엄중한 상황”이라고 했다.

늦은 여름에 시작된 코로나19 재유행이 가을 대유행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는 진단도 나왔다. 김우주 고려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날씨가 쌀쌀해져 바이러스가 기승을 부리기 좋은 가을철 대유행으로 이어질 위험이 있다”며 “좀 더 확실한 조치가 필요하다”고 했다.

방역당국은 국내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검사 대상자는 빠짐없이 검사를 받아달라고 당부했다. 권 부본부장은 “집회에 참석한 사람과 사랑제일교회 방문자 중 아직 검사받지 않은 사람은 꼭 검사 받아달라”고 말했다.

사랑제일교회와 관련해 코로나19 검사를 받은 사람은 19일 오후 6시 기준 3263명이다. 양성률은 20%에 육박했다. 방역당국이 확보한 이 교회 방문자 중 검사를 거부하거나 소재를 알 수 없는 사람은 700여 명이다.
지자체 잇따라 행정명령
서울시는 21일부터 이달 30일까지 10명 이상 모이는 모든 집회를 전면 금지했다. 이날까지는 100명 이상 집회만 금지됐다. 집회 금지 조치를 어기면 감염병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에 따라 300만원 이하 벌금형을 받을 수 있다. 서울 중구는 이날 인원에 상관없이 구내 모든 지역을 집회 금지구역으로 지정했다.

부산시는 21일부터 시내 7개 해수욕장을 폐장하고 PC방, 뷔페 등 고위험시설의 운영을 제한하는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 조치를 이달 31일까지 시행하기로 했다.

전라북도는 20일 광화문 집회 참석자 명단 확보에 차질을 빚자 전세버스 회사에 탑승객 명단을 의무적으로 작성해 제출하라는 행정명령을 내렸다. 인천과 전라남도는 시와 도내 모든 지역에서 마스크를 쓰도록 하는 행정명령을 내렸다. 인천 남동구에 있는 열매맺는교회 신도 등 15명이 무더기 확진 판정을 받으면서다. 마스크 미착용 시민에게는 10만원의 과태료를 부과한다.

이지현/인천=강준완 기자 bluesk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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