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자 혈액·체액 통한 '2차 감염' 가능성…"의료진 감염 관리 주의해야"

응급환자 심폐소생술에 투입된 경북대병원 의료진 5명이 중증열성혈소판감소증후군(SFTS)에 걸렸다.

12일 경북대병원에 따르면 소속 의사와 간호사 5명이 SFTS 확진 판정을 받아 치료를 받고 있다.

보건당국은 다른 의료진 등 8명을 추가로 검사했으나 모두 음성으로 확인됐다.

SFTS는 야생진드기에 물려 감염되는 질병으로, 고열과 구토, 설사, 혈소판 감소 증상이 나타난다.

이들은 지난달 24일 기저질환 때문에 응급실로 들어온 환자가 나흘 뒤 상태가 악화하자 4시간가량 심폐소생술(CPR)을 하는 과정에서 감염된 것으로 추정됐다.

병원 측은 당시나 지금이나 이 환자가 SFTS에 걸렸는지 여부는 확인이 되지 않았으며, 다만 질병관리본부(질본)의 역학조사 결과 그렇게 추정할 뿐이라고 밝혔다.

환자는 수일 뒤 끝내 숨졌다.

경북대병원 관계자는 "이 질병은 혈액이나 타액으로만 전파된다"며 "원내 감염이 아닌 환자에 의한 감염으로 추가 감염 우려는 하지 않아도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응급환자 심폐소생술 하다가 SFTS 감염…경북대병원 의료진 5명
이와 관련해 질본은 "SFTS 증상이 나타난 의료진이 공동 노출된 것으로 조사된 환자는 86세 여성으로, 바이러스성 수막염, 다발성 장기부전으로 내원 4일 후 사망했다"고 밝혔다.

질본이 현재까지 파악한 바에 따르면 이 환자가 지난달 28일 사망할 당시 의료진들은 기관 내 삽관 및 심폐소생술과 함께 호흡을 유지하기 위해 기도 마스크백을 짜주는 '앰부배깅'을 3∼4시간 한 것으로 확인됐다.

질본은 이 과정에서 다수의 의료진이 감염원에 노출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질본 관계자는 "SFTS는 주로 4∼11월에 바이러스를 보유한 참진드기에 물린 후 감염되지만 드물게 환자의 혈액 및 체액에 접촉한 의료진이나 가족에서 2차 감염된 사례가 국내·외에서 보고된 바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국내에서도 SFTS 환자의 심폐소생술 또는 기관삽관술에 참여해 환자의 혈액 등에 노출된 의료진이 SFTS에 2차 감염된 사례가 2014년, 2015년, 2017년 등 3차례 보고됐다.

중국 역시 의료진과 환자 가족, 장례 지도사 등에게서 SFTS 2차 감염 사례가 보고된 바 있다.

양성 반응이 나타난 의료진들은 현재 입원치료를 받고 있으나, 대부분 상태가 호전돼 중증으로 이어질 위험이 크지 않아 퇴원을 고려하고 있다고 질본은 전했다.

정은경 질병관리본부장은 "현재 정확한 감염경로 등에 대한 역학조사를 진행 중"이라며 "중증환자를 시술할 때는 안면 보호구와 이중 장갑, 의료용 전신 가운 등 적절한 개인보호 장비를 착용하는 등 감염 관리에 각별히 주의해달라"고 당부했다.
응급환자 심폐소생술 하다가 SFTS 감염…경북대병원 의료진 5명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