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총 설문조사 결과…"사업주 비협조로 어려운 경우 많아"
외국인 노동자 절반 "사업장 변경 자유롭게 할 수 있게 해달라"

고용허가제로 입국한 외국인 노동자의 다수가 사업장 변경을 좀 더 자유롭게 할 수 있도록 관련 제도의 개선을 원한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이 12일 개최한 토론회에서 공개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현행 고용허가제에서 우선 바꿔야 할 것'에 관한 질문(중복 응답 허용)에 대해 '외국인 노동자가 사업장을 자유롭게 바꾸지 못하는 것'이라고 답한 응답이 50.2%로, 가장 많았다.

이어 '사업주의 허락이 있어야 재계약이 가능한 것'(24.0%)과 '임금과 노동 조건 등에서 외국인 노동자를 차별하는 것'(23.8%)이 뒤를 이었다.

설문조사는 지난 5∼6월 국내 외국인 노동자 655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현행 고용허가제는 외국인 노동자에 대해 국내 취업 기간 3년 중 3회의 사업장 변경을 허용하고 있다.

외국인 노동자가 노동 조건이 좀 더 나은 사업장으로 갈 수 있도록 한 장치다.

사업장 변경 신청은 근로계약 해지 등의 사유에 해당할 때 할 수 있고, 고용노동부는 사실관계 확인 등을 거쳐 사업장 변경 처리를 해주게 돼 있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사업장 변경은 쉽지 않은 경우가 많다는 게 외국인 노동자 권익 보호 단체들의 지적이다.

고기복 외국인 이주·노동운동협의회 운영위원장은 사업주의 동의 없이는 근로계약 해지 등의 사유를 충족하기 어렵다며 "사업장 변경 제한이 고용허가제의 독소 조항이라는 말이 그냥 나온 게 아니다"고 비판했다.

실제 사업장 변경 경험이 있다는 외국인 노동자 가운데 사업장 변경에 어려움을 겪은 이유를 묻는 항목에 '회사에서 협조해주지 않아서'라고 답한 사람이 29.7%에 달했다.

또 사업장 변경을 시도했다가 실패한 적이 있다는 외국인 노동자의 73.3%는 그 이유로 '사업주가 동의해주지 않아서'를 꼽았다.

외국인 노동자의 노동 조건은 여전히 열악했다.

조사 대상 외국인 노동자 가운데 주 노동시간이 법정 한도인 52시간을 넘는 사람은 48.3%에 달했다.

이 가운데 주 68시간 이상 일한다는 노동자도 11.9%였다.

평균 월급은 222만원이었다.

특히 농업과 어업에 종사하는 외국인 노동자의 평균 월급은 각각 175만원, 170만원에 그쳤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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