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언론정보학회·언론노조, '5기 방통위 과제' 토론회
"5기 방통위, 정치 후견주의 극복하고 독립성 강화해야"
방송통신위원회가 한상혁 위원장의 연임과 상임위원 2명 교체로 5기 체제를 갖췄지만 '정치 후견주의'에 대한 우려가 불식되지 않았다는 지적들이 나왔다.

한국언론정보학회와 전국언론노동조합이 11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방송통신위원회 4기 평가와 5기 과제'란 주제로 개최한 토론회에서 발제자와 토론자들은 5기 방통위 상임위원 5명 가운데 3명이 국회의원 출신이란 점 등에 따라 정치 후견주의를 우려했다.

'4기 방통위 평가'를 주제로 발제한 채영기 한국외대 교수는 "정부의 4기 방통위에 대한 기관평가에서 법 제도의 미비가 지적됐는데 이는 학계와 시민사회가 지적한 방통위의 정치병행성과 정치 후견주의가 극복되지 못한 한계에서 그 원인을 찾을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법 제도의 신설, 개선은 고도의 정치적 논의 과정에서 규제기관이 주도적으로 시민과 시장의 요구와 이해를 반영함으로써 가능한데 현재 방통위의 정치적 위상과 조직 역량, 권한은 이를 어렵게 하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김동원 언론노조 전문위원은 '5기 방통위의 과제와 역할'이란 발표에서 "가장 중요한 과제는 여당과 야당, 또는 방송통신 자본의 후견주의 규제기구라는 학계의 냉정한 평가를 인식하고 정치적 위상을 보다 비판적으로 성찰하는 것"이라며 5기 방통위 인선은 정치적 후견주의 우려를 불식시키지 못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그는 "미디어 시장 내 공적 책임과 균형 발전에 대한 조정 기능은 정치적 국면과 철저히 분리돼야 한다"고 주문했다.

아울러 그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등 유관부처와 합동 전략을 수립할 때도 미디어 시장 전체를 거시적으로 전망하고 대책을 점검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고 밝혔다.

특히 "미디어 시장 전체를 전망하고 '콘텐츠-플랫폼-네트워크-단말기'의 생태계 구조를 총괄하는 미디어 통합 부서의 논의를 시작해야 한다"며 "이미 시민사회에서 시작한 사회적 논의기구의 조속한 설치에 5기 방통위가 적극적으로 나서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토론자로 나선 김성중 충남대 교수는 방통위의 전문성과 권위가 부족한 근본적 원인에 대해 현행 상임위원 구성과 선출 방식에 따라 정치 후견주의가 지속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또 "현재 방통위 구성은 사실상 여당이 자동으로 장악하게 돼 있어 야당 추천 위원에게 비토권이 없는 상황에서 사실상 정권의 의도대로 방통위의 의사결정이 가능하다는 취약점을 여전히 갖고 있다"라고도 지적했다.

그는 방통위의 전문성 부족과 관련 "짧은 역사에도 그 원인이 있겠지만, 방통위가 이를 극복하려는 적극적인 노력도 부족했다"며 "실질적인 독립성을 갖추기 위해서는 정치 권력의 정치적 의제와는 독립적인 고유의 정책 입안 능력을 갖출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이밖에 윤창현 언론노조 SBS본부장은 5기 방통위에 "방치되다시피 했던 민영방송 대주주들의 역할과 책임을 명확히 하는 일이 우선돼야 한다"며 "민영방송들이 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대대적인 자본확충을 강제해 낼 수 있어야 한다"고 밝혔다.

박재홍 언론노조 CBS지부장은 "공영방송 이사와 사장 선임구조 개편 논의도 서둘러야 한다.

정권에 따라 방송사 지배구조가 흔들리는 현 체제를 언제까지 지속할 것인가"라며 "정치 후견주의의 오명을 스스로 벗어내는 방통위의 활동이 요구된다"고 말했다.

"5기 방통위, 정치 후견주의 극복하고 독립성 강화해야"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