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로·배수로 막은 토사 걷어냈지만, 흙더미 묻힌 주택은 그대로
"장병·자원봉사자 도움에 힘 난다" 수해마을 곳곳 재기 몸부림

이달 초 기록적인 폭우로 충북 제천에서 가장 큰 피해를 본 봉양읍 일대 복구 작업이 속도를 내고 있다.

[르포] 수마 할퀸 제천 봉양…"1주일 복구에도 손댈 곳 천지"
10일 연합뉴스 취재진이 1주일 만에 다시 찾은 구곡1리도 수마의 흔적이 하나둘 사라지고 있었다.

흙과 자갈로 뒤덮였던 마을 안 배수로에는 다시 물이 흘렀고, 도로를 가로막던 토사와 나무 잔해 등도 어느 정도 치워졌다.

그러나 산사태에 쓸려 내려온 토사와 쓰레기 더미는 마을 곳곳에 그대로 남아 당시 상황이 어땠는지 여실히 보여줬다.

[르포] 수마 할퀸 제천 봉양…"1주일 복구에도 손댈 곳 천지"
마을 입구의 다리 상판에는 급류에 떠내려온 식자재 저장용 컨테이너가 위태롭게 매달려 있고, 절반쯤 드러누운 전신주도 다시 세워지지 않았다.

얼기설기 응급복구된 도로 역시 아직은 위태로워 보였다.

이 마을 이재성(66) 이장의 어머니가 살던 집도 산에서 흘러내린 토사에 매몰된 채 1주일 전 모습 그대로다.

이씨는 "도로와 하천 등 급한 불부터 끄느라고 미처 손댈 겨를이 없었다"고 "아직도 할 일이 태산"이라고 말했다.

[르포] 수마 할퀸 제천 봉양…"1주일 복구에도 손댈 곳 천지"
그는 "시에서 중장비를 보내주고 자원봉사자들도 달려와 복구애 매달리지만 손 볼 곳이 한두 군데가 아니다"며 "그래도 고마운 분들의 도움 덕분에 힘을 내고 있다"고 덧붙였다.

바로 옆 구곡3리에는 군부대 장병 수십명이 집 안에 허리까지 쌓인 토사를 걷어내느라 비지땀을 흘렸다.

동강 난 도로와 하천 둑에서도 중장비가 연신 굉음을 내며 움직였다.

[르포] 수마 할퀸 제천 봉양…"1주일 복구에도 손댈 곳 천지"
자원봉사자들도 물에 잠겼던 집들을 찾아다니며 급류에 팬 마당을 정리하고 배수로를 정비해 물길을 잡으면서 복구를 도왔다.

그러나 마을 안에는 아직 트럭 수 십대 분량의 토사가 흉물스럽게 쌓여 있고, 망가진 비닐하우스는 복구의 손길을 기다리고 있다.

[르포] 수마 할퀸 제천 봉양…"1주일 복구에도 손댈 곳 천지"
김상훈(69) 이장은 "콩밭에 널브러진 스티로폼부터 침수된 주택에 쌓인 쓰레기까지 복구 자체가 막막했는데 군인과 자원봉사자 도움으로 힘을 낸다"며 "하지만 망가진 곳이 워낙 많아 농경지 등에는 손길이 전혀 미치지 못했다"고 상황을 전했다.

제천시도 가용 인력과 장비를 총동원해 수해현장을 지원하고 있다.

시 관계자는 "아직도 응급복구를 못 한 곳이 많아 충분한 인력과 장비를 대주지 못하지만, 비가 그치면서 복구작업도 속도가 날 것"이라고 설명했다.

[르포] 수마 할퀸 제천 봉양…"1주일 복구에도 손댈 곳 천지"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