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리버리히어로의 자회사인 딜리버리히어로스토어스코리아는 차세대 배달 점포 '요마트'를 운영한다고 16일 밝혔다. 사진은 기사와 관계 없음. 배달원이 오토바이를 타고 주문받은 음식을 배달하고 있다. 사진=뉴스1
딜리버리히어로의 자회사인 딜리버리히어로스토어스코리아는 차세대 배달 점포 '요마트'를 운영한다고 16일 밝혔다. 사진은 기사와 관계 없음. 배달원이 오토바이를 타고 주문받은 음식을 배달하고 있다. 사진=뉴스1
지방자치단체가 처음으로 선보인 공공배달앱 ‘배달의명수’의 이용자가 급감하고 있다. 배달앱 경험과 노하우가 없는 지자체가 시장에 개입하면서부터 예고됐던 실패라는 분석이다. 서울시와 경기도 등 30여 개 지자체가 너도나도 준비 중인 공공배달앱 역시 혈세만 낭비한 채 배달의명수와 같은 수순을 밟을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소비자 마음 못 얻은 공공배달앱

‘배달의명수’도 외면 받는데…지자체 30곳, 공공배달앱 개발 경쟁
10일 전북 군산시에 따르면 시가 지난 3월 출시한 공공배달앱 배달의명수의 지난달 거래액은 6억9400만원으로 집계됐다. 거래액이 가장 많았던 5월(9억4700만원)에 비해 26.7% 감소했다. 이용자도 반토막 났다. 지난달 배달의명수의 월간 순이용자(MAU, 안드로이드 기준)는 2만8416명으로 4월(6만8111명)의 절반에도 못 미쳤다.

‘배달의명수’도 외면 받는데…지자체 30곳, 공공배달앱 개발 경쟁
배달의명수는 4월 이재명 경기지사가 배달앱 1위 배달의민족과의 전쟁을 선언하면서 우수 사례로 언급해 주목받은 공공배달앱이다. 군산시가 1억3000여만원을 들여 업체에 맡겨 제작했다. 가맹비와 중개수수료, 광고료가 없는 ‘3무(無)’ 배달앱으로 소상공인에게는 환영받았다.

하지만 공공배달앱은 정작 소비자에게 주어지는 혜택이 많지 않아 배달의민족·배달통·요기요 등 기존 배달앱 이용자의 마음을 돌리지 못했다는 평가다. 기존 배달앱은 가맹업체로부터 받은 수수료 등을 활용해 할인 행사를 펼쳐 소비자를 끌어들이는 구조로 운영된다. 하지만 가맹비와 중개수수료, 광고료를 받지 않는 배달의명수는 기존 배달앱처럼 공격적인 할인 마케팅을 펼치지 못했다. 지역사랑상품권을 이용한 결제도 소비자에겐 실익이 크지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기존 배달앱 역시 ‘앱에서 결제’가 아니라 ‘현장 결제’를 이용하면 이 상품권을 쓸 수 있어서다.

서비스 품질도 기존 배달앱보다 떨어진다는 평가다. 수탁업체가 1억5000여만원의 예산을 받아 운영을 맡고 있는 배달의명수는 서버 불안 등 기본적인 문제에 대응하기 어려운 형편이다. 배달의명수 앱스토어 평가에는 “접속이 안 된다” “앱 관리에 신경써달라”는 소비자 불만이 올라오고 있다.

“공공배달앱이 공정 경쟁 방해”

경기도와 서울시 등 다른 지자체들이 준비하고 있는 공공배달앱도 배달의명수와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다. 경기도는 NHN페이코 컨소시엄을 사업자로 선정하고 오는 10월 시범 운영을 시작할 예정이다. 업계에선 간편결제 서비스를 운영한 경험이 있는 NHN페이코가 사업을 맡게 돼 서비스 품질은 배달의명수보다 나을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낮은 수수료를 고수하며 소비자 유인책을 제시하긴 쉽지 않을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앱 흥행에 실패하면 개발과 운영에 투입한 예산을 고스란히 날리게 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서울시는 이 같은 우려를 의식해 경기도, 군산시 등과 달리 앱을 직접 개발하지는 않기로 했다. 대신 중소 배달앱 중 수수료를 2% 이하로 받는 업체들에 ‘제로배달 유니온’이라는 이름을 붙여주고, 앱에서 서울사랑상품권 결제를 허용해줄 계획이다. 하지만 시에서 예산을 투입해 운영하는 할인 행사 등이 끝나면 소비자를 잡아둘 별다른 대책이 없기는 마찬가지다.

근본적으로 지자체가 시장에 뛰어드는 것이 공정 경쟁을 방해한다는 의견도 있다. 최근에는 쿠팡이츠와 위메프오, 나우버스킹 등 배달앱 경쟁이 가열되고 있다. 이기대 스타트업얼라이언스 이사는 “지자체가 공공배달앱이라는 이름으로 특정 업체에만 혜택을 줘 불공정 경쟁을 조장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박종관 기자 pj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