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주 엄정면 비석마을…"보상 제대로 안 되면 살길 막막"

9일 충북 충주시 엄정면 비석마을은 수마가 할퀴고 간 지 1주일이 지났지만, 상처는 여전히 아물지 않고 있다.

"천장 물새고, 벽은 갈라져"…복구 엄두도 못 내는 이재민들
집안을 덮친 진흙과 돌들을 걷어냈지만, 복구를 마치려면 얼마나 많은 기간이 필요할지 예상하기도 쉽지 않다.

빗물로 썩어들어간 천장에서 물이 줄줄 새고, 쫙쫙 갈라진 벽은 금세라도 무너질 듯 위태롭다.

흙더미에 파묻힌 가재도구와 일부 시설물들이 파손되면서 여기저기 삐져나온 뾰족한 철근들이 방치돼 도저히 사람이 살 수가 없는 환경이었다.

"천장 물새고, 벽은 갈라져"…복구 엄두도 못 내는 이재민들
주민 박모(64)씨는 "국회의원들까지 와서 집 안에 있던 토사를 긁어내는 봉사활동을 했지만, 아직 다시 들어가서 살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라며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그는 "언제까지 여기서 지내야 할지, 피해 보상은 제대로 받을지, 걱정돼 잠을 설친다"고 하소연했다.

대장암 수술을 받고 대상포진까지 생겨 몸에 성한 곳이 없는 박씨는 마을 경로당에서 1주일째 살고 있다.

"천장 물새고, 벽은 갈라져"…복구 엄두도 못 내는 이재민들
경로당에서 같이 생활하는 서모(38)씨의 사정도 마찬가지다.

서씨는 "집의 벽에 실금이 생겨 벽지를 뜯어보니 곳곳에 심하게 갈라졌다"며 "집은 완전히 망가졌는데 집이 쓸려가지 않았다는 이유로 제대로 된 보상을 받지 못할까 염려된다"고 말했다.

이어 "현장 조사를 나온 시 관계자가 완파되지 않아 보상이 많지 않을 것이라고 넌지시 얘기해 너무 불안하다"고 말했다.

"천장 물새고, 벽은 갈라져"…복구 엄두도 못 내는 이재민들
그는 "투병 중인 아버지를 모시고 사는데, 보상을 제대로 받지 못하면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할지 막막하기만 하다.

"라고 걱정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충주시 관계자는 "피해 규모가 워낙 광범위해 조사에 어려움이 있다"며 "조사가 끝나면 자연재난 조사 및 복구계획 지침에 따라 보상이 이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천장 물새고, 벽은 갈라져"…복구 엄두도 못 내는 이재민들


/연합뉴스